[월요단상]언어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길
[월요단상]언어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길
  • 경남일보
  • 승인 2018.06.0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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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언어란 의사와 소통을 위함이기도 하지만, 서로가 이해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의사의 소통과 정보의 전달을 위해서는 알기 쉬운 말을 사용해야 함에도 자신을 잘난 인물로 보이고 싶은 허영심 때문에 어렵고 복잡한 표현을 즐겨 사용하기도 한다. 물론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언어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겠지만, 어려운 언어를 사용해서 자신을 돋보이도록 만들어 자랑으로 여기고 싶은 건 아닐까? 


 말이란 상호간 이해의 증진과 진리로서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대화가 필요 함에도, 상대편을 누르거나 설득으로 자기만의 주장을 관철시키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대화의 중요성을 알고 있음에도 언제나 제 말만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언어의 본질을 잊어버릴 수밖에 없다. 서로 제 의견만 내세울 뿐 대화다운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은 의외로 적다는 뜻이다.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면 인정할 줄 알고 상대의 의견을 받아들이려는 부드러운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들만이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언어란 본래 진실을 전달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지 딴 목적을 사용한다거나 남을 속이는 결과를 얻기 위해 사용해서는 안 된다. 말만 앞세우고 실천이 따르지 않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남을 속이는 행위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반드시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남을 속이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남에게 인기를 끌기 위해서 좋은 말을 많이 하기는 쉽지만, 말만 앞세우고 뒷감당을 못하게 되면 본의 아니게 거짓말쟁이가 되어 버린다. 

사람에 대한 믿음이 적다는 건 사람들이 자기가 한 말에 대해서 책임을 회피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상호간의 기본적 믿음이 없이는 불가능하며, 그 기본적 신뢰를 쌓아 올리기 위해서라면 우선 아름다운 언어를 진심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의 감정을 잘 배려할 수 있는 언어가 진심을 전달하지 않는다면 의사의 소통이 어려우며, 의사의 소통이 순조롭지 못하면 대화다운 대화가 성립하기란 쉽지 않다.

말이란 잘못하게 되면 화를 입기 쉽고, 침묵을 지키는 소극적 자세 또한 무난한 처세술이라고 할 수는 없다. 말이란 올바르게 사용되어야 함에도 말을 못하도록 막거나 할 말을 안 하고 숨기는 것 역시 말을 바르게 사용한다고는 보기 어렵다. 언어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 역시 지식인이라고 할 수 없다. 할 말을 하되 진실과 부합하도록 하면서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는 것이 언어를 바르게 사용하는 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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