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처사 남명 조식
산림처사 남명 조식
  • 경남일보
  • 승인 2018.06.04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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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주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사회문제는 윤리와 도덕의 해이에서 비롯되는 일이 많다. 매일 언론의 주요 뉴스는 사익을 앞세우고 물질과 권력을 추구하면서 생기는 내용들이다. 이러한 사건들을 줄이기 위해서는 황금만능주의를 배격하고 자리에 연연하지 않으며 바른말을 하는 올곧은 선비정신이 필요한 실정하다.

학덕을 갖춘 선비는 많지만 올 곧은 선비의 표상으로 조선시대 합천군 삼가 출신 남명 조식 선생이 대표적 인물이다. 선생은 경(敬)과 의(義)를 교육정신으로 삼고 실천유학을 몸소 행하신 선각자이다. 조정에서 벼슬을 내렸지만 나아가지 않았고 특히 단성현감 사직소(辭職疏)를 통해 어린나이에 즉위한 명종을 고아, 어머니인 문정왕후를 과부로 표현하면서 국정실패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또한 척신들의 횡포가 심해 ‘하늘의 뜻과 백성의 뜻이 모두 전하를 떠났다’고 했다.

선생은 자신의 충정을 목숨을 걸고 표출했으며 시대적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글로 조야를 뒤흔들었다. 그는 대 사상가이자 교육자로서 제자 양성에도 실천유학을 접목해 큰 역할을 했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곽재우, 정인홍, 조종도 등 의병장 대부분이 선생의 제자들이었다. 선생의 가르침은 경과 의를 몸소 실천하면서 애국 애족하는 선비정신을 강조했던 것이다.

남명 조식(1501~1572)선생은 퇴계 이황(1501~1570)선생과 같은 시대 인물로 유학사적으로 양대 산맥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확연히 다른 길을 걸어온 선비이다. 남명 선생은 인조반정과 같은 역사의 소용돌이를 거치면서 사상과 학문이 빛을 잃고 오랫동안 기억 속에 사라져 있었다. 상대적으로 퇴계 선생에 비해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며칠 전 경남도 주최로 창원에서 ‘남명사상의 시대정신 발전전략’ 세미나가 개최됐다. 남명 선생의 학문과 사상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하는 의미 있는 행사였다. 2010년 한국선비문화연구원 기공식 이후 남명학과 선비사상 연구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 하지만 경남도의 적극적인 관심은 남명학과 선비사상 연구가 활성화 되는 계기가 되리라 확신하면서 기대하는바 크다. 지금부터라도 남명 사상과 학문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됐으면한다.

오직 벼슬을 탐하지 않고 자기 수양을 위해 경의검(敬義劍)과 성성자방울을 찬 선비, 산림처사에 만족하면서 바른 말을 했던 남명 선생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현대사회를 올바른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선현들의 지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임영주(마산문화원장·(사)고운최치원기념사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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