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 살아야 더 아름다운 꽃
모여 살아야 더 아름다운 꽃
  • 경남일보
  • 승인 2018.06.0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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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곤 (시인·행정학 박사)
 

얼마 전 순천만 국가정원에 갔었다. 인근에 살면서도 바쁘다는 이유로 아름답게 조성된 정원을 뒤늦게 감상한 셈이다. 

의령군에서 거의 40년 공직생활을 하다 은퇴하고 모처럼 맞이한 여유이고 보니 마음도 한결 가벼웠다. 그래서 여느 왁자지껄한 단체 관광과 달리 정원 초입에서부터 여유롭게 즐기며 감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우선 안내 지도를 살피고 일정한 코스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정원을 살폈다. 먼저 나무와 꽃의 품종을 알아보고 내가 처음 보는 작물은 더 유심히 관찰하였다. 그런데 간과해선 안 될 이유 하나가 떠올랐다. 저 홀로 피어 있을 때 그렇게 눈에 잘 띄지 않던 꽃들이 모여 있으니 더 아름답게 보인 것이다. 

어느 낯선 산야에서 외롭게 자태를 뽐내던 야생화도 그렇고 어느 길섶에서 그저 수수하게 피어 있던 꽃들이 더 그랬다. 느낌이 여기에 머물자 문득 사람도 그렇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사람을 사회적 동물이라 했으니 오죽하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혼자 있고 싶은 생각을 한 번쯤 가져 보았을 것이다. 


사람마다 각자 다른 요인이 있겠지만 아예 산속에서 혼자 사는 자연인을 부러워하며 나도 저렇게 한 번 살아봤으면 하고 생각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좀 다르다. 우선 혼자 살아가려면 고독을 이기는 스스로의 수양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람은 시골이든 도시든 집단을 이루며 살고 있는 것이다. 일찍이 미국의 사회학자 리스먼은 ‘군중 속의 고독’을 말하였다. 이 말은 연극 배우가 무대 위에서 연기 할 때 마치 관중 속에 홀로 있는 느낌을 표현한 것인데 다시 말해 대중 속에서 타인에게 둘러싸여 내면의 고립감으로 번민하는 사람의 사회적 성격을 지칭한 말이다. 

물론 모여 살아야 예쁘고 행복한 것의 반대 개념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은 ‘마음먹기에 달렸다’하지 않았나. 

이유야 어떠하든 사람도 꽃처럼 모여 살아야 예쁘고 행복한 것이다. 그러므로 살면서 가끔 사람 속에 사는 것이 괴롭고 힘들면 모여 있어 더 아름다운 꽃을 한 번 떠올려 봄직하다. 이 세상에 태어나 누구든 독불장군으로 살고 싶진 않을 것이다. 나와 내 이웃이 다 함께 오손도손 모여 살기에 우리는 모두 예쁜 꽃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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