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가장 행복한 아버지
[객원칼럼]가장 행복한 아버지
  • 경남일보
  • 승인 2018.05.2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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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영국문화원 설립 70주년으로 전 세계 100여 개국 4만 명 이상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좋아하는 영어단어를 조사하였는데 1순위가 어머니(mother)였고 아버지(father)는 78위였다. 미국은 5월 둘째 주 일요일이 ‘어머니의 날’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날’은 없다. 어머니는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신 분이다. 수고와 희생을 아끼지 않고 나를 낳아주셨기에 아무리 존경해도 아깝지 않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 온갖 수고를 하고도 왜 존경을 받지 못하는가?

그것은 아버지 즉 남자들의 서툰 표현력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진주시의 어느 기관에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고등학생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 1위가 아버지였다. 만약 가족으로부터 존경 받지 못하는 아버지가 있다면 이 세상에 가장 불쌍한 아버지 아닌가? 아버지여, 오늘부터 가족을 향해 호령과 궁색한 변명 대신 진심을 자상하게 표현해보라. 사회에서만 대인관계를 유지해야 되는 것이 아니고, 가정에서의 인간관계는 더 중요하다.

1978년 필리핀 국민가수 ‘프레디아길라’가 부른 아낙(Anak)은 약 28개 언어로 리메이크되어 800만장이라는 필리핀 음반 역사상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이는 멜로디도 아름답지만 가사 내용이 전 세계 대부분의 부모들이 공감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가사는 이렇다. ‘네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 엄마와 아빠는 꿈이 이루어지는 걸 보았단다. (중략) 아이야 넌 모르겠지. 너를 위해서는 죽음도 마다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중략) 이제 너도 어느새 다 자라버렸구나. 그런데 무엇이 널 그렇게 변하게 했는지 넌 우리를 떠나고 싶어 하는 것 같구나. 큰 소리로 네 마음을 말해보렴. 그런 너는 어느새 나쁜 길로 접어들고 말았구나.(중략)넌 너무 외로운 거야. 네 옆엔 친구 하나 없는 거지. 아이야. 넌 지금 후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구나. 우리가 너의 외로움을 덜어 주련다. 네가 가야 하는 곳이 어디든지 우리는 항상 문을 열고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이것이 부모님의 마음이다.

아는 후배가 있다. 그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에, 정신분열증 증세까지 있었다. 그는 아버지를 미워했다. 괴상한 행동을 하는 아버지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가족 누구도 그런 아버지를 좋아하지 않았다. 알코올 중독 때문에 아버지의 죽음조차도 슬프게 여겨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작은 아버지로부터 아버지가 마음의 상처받게 된 사연을 듣게 됐다. 한국전쟁때 장교였던 후배의 아버지는 폭격에 당시 군인이었던 남동생을 잃었다. 그것이 고통의 시작이었다. 또 전쟁이 끝나고 집에 오니 아내와 딸은 무참하게 전쟁 중에 살해되고 말았다. 그는 매일 술을 마셔야 잠을 잘 수 있었다. 후배의 아버지는 훌륭한 군인이요, 가정을 위해 헌신한 가장인데도, 가족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알코올 중독자로, 정신이상자로 멸시를 당했다.

만약 친구 아버지가 자신의 마음의 표현하고 전달했다면 그는 영웅이요, 존경받는 가장이 됐을 것이다.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내 마음을 알 수 있을까? 절대로 없다. 존경받기에 충분한 삶을 살고도 고개 숙인 아버지여. 당신의 마음을 표현하라. 필자도 젊어서 아버지를 존경하지 못했다. 너무 엄하게 자랐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우리를 키우면서 수고하신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존경하는 마음을 만들었다. 그렇지만 필자도 표현에는 서툴러서 아버지 “존경합니다”라고 표현하지 못했다. 지금 내 앞에 아버지가 계신다면 나는 주저 없이 말할 것이다. ‘아버지 존경합니다. 아버지는 정말 훌륭한 가장이십니다’

오세재(국제마인드교육원 교육위원)

오세재 국제마인드교육원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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