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의 경제이야기
김흥길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8.05.2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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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상인정신과 상도
 
일본의 상인정신
일본의 상도

 

1.이익만을 생각하는 사람과 교제하지 않는다. 2.이익에만 혈안이 되면 다른 것은 모두 잊어버리고 외형상의 규모만 확장하게 된다. 3.모든 거래를 현금으로 해야 한다. 4.재력 이상의 역할을 하는 인격과 신용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5.번 돈을 유용하게 사용하면 그에 비례해서 돈이 굴러들어온다. 6.장사 돈과 생활비는 엄격하게 구분한다. 7.이익분배를 분명하게 한다. 8.이익이 생기면 상업자본과 별도로 분리시켜 적립한다. 9.간부의 태도나 언행에 따라 점원은 교육된다. 10.동업자의 나쁜 습성에 물들지 않는다. 11.자기 가족을 사랑한다. 12.우는 소리를 하지 않는다. 13.자기 힘만 믿지 말고 겸손하게 손님을 맞아라. 14.지불 일에 지불하지 말고 지불일보다 먼저 지불하도록 노력한다. 15.외상은 상인에게 필요하지만 외상의 양과 이익의 양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16.구매자가 좋아하는 판매자가 되어야한다. 17.장사에 방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자기 자신이다. 18.예절을 아는 사람은 스스로 먹고 입는 것에 만족한다. 장사는 그만큼 예절이 중요하다. 일본 오사카(大阪) 상인의 10계명이다.

일본에는 지역적으로 5대 상인 집단들이 1000년의 역사와 전통 속에서 일본을 경제대국으로 일으켜 세우는 데 초석과 같은 역할을 했었다. 바로 오사카(大阪) 상인, 교토 상인, 오미(近江) 상인, 나고야(名護屋) 상인, 도쿄 긴자(銀座) 상인들이다. 오사카 상인들은 “신용이 우선이고 이익은 나중”이라 상인정신을 바탕으로 근검절약을 통한 실리적인 금전추구로 부를 축적해왔다. 그들은 장사를 체계화하고 합리화시켜 오늘날 일본의 ‘상인중의 상인’이라고 지칭된다. 현재 오사카에는 서기 578년에 고대 백제인이 설립한 1432세의 사찰 전문 건설기업인 곤고구미(金剛組)를 비롯하여 1백년 이상 된 점포나 중소기업이 5백여 개나 있다. 인스턴트 라면을 최초로 발명한 사람도 오사카 상인이었고, 손님이 골라서 먹을 수 있도록 벨트를 따라 스시접시가 도는 회전스시를 만들어낸 것도 오사카 상인이었다.

한편 1200년간 교토가 일본의 수도였다는 자존심을 바탕으로 한 교토 상인 정신의 핵심도 신용이다. 그들은 “눈앞의 이익보다는 상대를 이롭게 하는 것이 오랫동안 장사를 할 수 있는 길이며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오미 상인들은 개당 이익은 적지만, 판매량이 큰 상법으로 자본을 축적하여 일본의 상권을 장악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장사를 할 때 ‘고객도, 종업원도, 거래처도 모두 좋은 장사’ 이른바 산포요시(三方よし)정신을 가졌다. 말하자면 그들은 돈을 버는 것만 생각하지 않고, 고객만족을 실현하고, 장사를 통해 사회에 공헌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나고야 상인들은 “투철한 장인 정신을 가져라. 혈연을 뛰어넘어 후계자를 양성하라. 특히 자금관리를 보수적으로 하라”고 강조하는 것이 그들의 정신으로, 모험을 싫어하여 보수적이면서도 견실한 편이다. 마지막으로 도쿄 긴자 상인들은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결국은 품질이 좋은 상품이 팔리게 돼 있다”라고 믿는다. 문명의 개화기 때부터 도쿄의 중심인 긴자에 새로운 기술과 문화가 유입되면서 자본과 사람들이 쇄도하게 되었고, 따라서 긴자 상인들은 일본 최고, 세계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일본 상인들의 정신과 상도를 공통적으로 요약하여 표현하는 구절이 있다. “돈을 남기는 것은 상도의 하수이고, 가게를 남기는 것은 중간 수준이며 사람을 남기는 것은 상도의 최상이다” 일본 상인들은 무조건 돈만 벌려고 혈안이 되지는 않았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정직과 근검절약, 근면 성실과 신용의 중시, 인간 중시를 상인정신과 장사철학의 기본으로 삼았다. 일본에 100년 넘는 장수기업이 무려 5만 개사에 달하는 이유도 그들만의 상인정신과 경영철학이 면면이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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