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프 > 피플
[행복한 도전]진주 미천면 여성이장 허정아씨효자마을 첫 여성이장 ‘억척 부산댁’의 도전
임명진·박현영기자  |  sunpower@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6.06  23:42:29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1528249674234
자신의 농장에서 허정아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홀로 어린 두 딸을 키워가며 시부모를 모시고 농사를 짓고 있는 40대 귀농여성이 마을이장까지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진주시 미천면 효자마을에 살고 있는 허정아(46·여)씨가 그 주인공이다.

정아 씨는 지난 1월부터 임기 2년의 효자마을 이장을 맡고 있다. 고령화 시대라고 하지만 여성 이장의 탄생은 미천면 전체를 통틀어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녀가 이장이 되기까지는 전임 이장의 강력한 추천과 마을 주민들의 권유가 있었다.

얼떨결에 이장이 됐지만 면사무소를 비롯한 각종 회의도 꼬박 참석해야 하고 그밖에 서류 정리, 물품 전달 등 어느 하나 호락호락 하지 않다.

정아 씨는 자신이 이장이 된 이유에 대해 “한 살이라도 젊은 네가 더 고생해라는 뜻이 아닐까요”라며 웃어보였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어른들에게 인사 잘 하고, 힘든 농사일도 척척 해내고, 어린 두 딸과 연로한 시부모를 살뜰히 챙기는 그녀가 이장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게 그 이유다.

그녀가 살고 있는 효자마을은 남편의 고향이다.

“우리 마을은 이름대로 정말 효자가 많아요. 남편도 정말 부모님을 살뜰히 챙기는 효자였고요”

정아 씨의 고향은 부산 광안리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녀는 학원 강사로 일을 하다 지인 소개로 부산에서 회사를 다니던 진주출신 남편 박병철씨를 만나 2000년에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하고 한동안 부산에서 살았다. 하지만 연로한 부모와 함께 살기를 원했던 남편의 고민을 읽은 그녀가 먼저 귀농이라는 말을 꺼냈다.

한동안 부산과 진주를 오가던 부부는 2010년 8월에는 완전히 귀농을 했다. 힘든 농사일도 사랑하는 남편이 있어 견딜 수 있었다. 두 딸도 차례로 태어나 부부를 기쁘게 했다.

그런 정아 씨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귀농정착을 위해 노력하던 남편이 3년 전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쓰러져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정아 씨는 큰 충격에 빠졌고 한동안 우울증까지 찾아와 그녀를 힘들게 했다.

그런 그에게 주변의 따뜻한 관심이 이어졌다. 남편의 지인들이, 마을 사람들이, 알고 지내던 이웃들이 그녀에게 삶의 의지와 용기를 불어 넣었다.

그런 주변의 관심과 애정이 있었기에 시련을 털어내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아직도 남편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치는 날도 많지만 남은 가족을 생각하며 힘을 낸다고 했다.

“멋있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아빠 역할까지, 가장의 역할까지 다해야 하니까요.”

아이들도 무럭무럭 자랐다. 큰 딸인 세윤이는 어느새 고등학생이 돼 미술을 전공하고 있다. 이제 중학생인 막내 세현이는 집안 일도 돕고 애교도 종종 부린다.

늘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틈틈이 옛 실력도 발휘하고 있다. 학원 강사를 했던 그녀는 논술지도로 서울대를 보낼 정도로 학생을 가르치는 소질이 있었다.

그동안 꾸준히 미천면 지역아동센터에서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술 강의를 지도했다. 방과 후 학교에서도 강사로 나서기도 했고 각종 특강도 진행하고 있다. 재능기부 차원에서 시작한 일이 지금은 새로운 목표가 됐다. 봉사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그녀는 언젠가는 전문 교육 강사가 되고 싶은 꿈을 꾸고 있다. 꿈을 위해 뭐든지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고 있다.

작년에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창업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한국폴리텍 진주캠퍼스에 진학해 광고디자인을 배우기 시작했다. 일러스트, 파워포인트, 포토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컴퓨터 기술을 배우고 있다.

최근에는 지인들과 함께 어린 학생뿐만 아니라 성인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말하기 능력을 계발하는 책을 저술하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그 꿈을 꿀 수 있도록, 제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꼭 전하고 싶어요. 저도 나눠 줄 수 있는 그런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녀는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하대성당 이창섭 신부님과 수녀님, 신자 분들, 큰아이 대모님 강수진씨, 농사를 항상 도와주시는 효자마을 주민들과 박승수씨, 미천면사무소 임용섭 면장님과 직원 분들, 농업기술센터 강소농 농띠 회원 분들, 강덕미 선생님, 농업기술원의 박길석 연구사님, 경남과기대 창업학과 설병문 교수님, 동기 일루젼팩토리 이영욱씨, 13기 창업학과 원우님들, 진주폴리텍 광고디자인과 홍덕환 지도교수님과 반장 신안희씨, 신영준 박사님…,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농띠1
진주시 농업기술센터 강소농 농띠 회원들
농띠2
진주시 농업기술센터 강소농 농띠 회원
신영준박사님
신영준 박사와 허정아씨.
오디따기1
허정아씨가 직접 재배한 오디를 수확하고 있다.
오디따기2
허정아씨가 직접 재배한 오디를 수확하고 있다.
하대성당
허정아씨는 주말이면 하대성당의 주일학교에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하대성당1
허정아씨는 주말이면 하대성당의 주일학교에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1528249670745
재능기부를 통해 아이들에게 논술을 지도하고 있다.
1528249680394
아이들에게 논술을 지도하고 있다.
1528249790414
 
1528249797638
허정아씨가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창업대학원에서 강의를 듣고 있다.
1528249802526
 
1528249811175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임명진·박현영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