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투자배급시장 '춘추전국시대'
영화 투자배급시장 '춘추전국시대'
  • 연합뉴스
  • 승인 2018.06.0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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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큰손, 잇따라 신생 배급사 설립
“4대 배급사 위주의 시장 재편 움직임”
“대기업 중심으로 돌아가던 비즈니스 모델에는 한계가 왔다. 판 자체가 바뀌고 있다.”

유정훈 전 쇼박스 대표의 말이다. 그는 지난 3월 쇼박스를 나와 중국 최대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화이브라더스와 손잡고 콘텐츠 제작·배급업체 ‘메리크리스마스’를 세웠다.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투자배급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올해 들어 국내 영화 투자배급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메리크리스마스처럼 중국 자본으로 만든 국내 첫 영화배급사가 등장했는가 하면 국내외 큰손들이 잇따라 신생 배급사를 세우고 있다.

CJ와 롯데·쇼박스·NEW(뉴) 등 기존 4대 배급사 위주로 돌아가던 영화 투자배급시장에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외 큰손, 동시다발적 움직임

최근 영화 투자배급시장의 변화는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가장 큰 특징은 미국과 중국 등 해외 큰손은 물론 자금력이 생긴 새로운 국내 플레이어들이 몰린다는 점이다.

메리크리스마스는 현재 투자배급 라인업을 구축 중이다. 영화는 물론 드라마, 해외 공동 제작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약 12∼18명의 전문인력을 꾸려 새로운 투자배급 모델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월트디즈니컴퍼니의 21세기폭스(20세기폭스 모회사) 인수 추진 움직임에 발맞춰 두 회사의 한국지사도 통합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큰손들도 움직이고 있다. 토종 화장품 브랜드 AHC를 1조 원에 매각해 유명해진 이상록 전 카버코리아 회장이 영화투자배급업을 준비 중이다. 이 전 회장은 최근 쇼박스 출신 인사 2명을 영입했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을 제작 중인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도 배급업 진출을 계획한다. 이 회사 모기업은 바이오기업 셀트리온홀딩스.

지난해 1400만 명을 불러모은 ‘신과함께’ 제작사 덱스터스튜디오도 자체 배급 역량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판도 변화 전망…“경쟁 치열·다양한 콘텐츠 등장”

현재 국내 영화투자배급시장의 선두 기업은 CJ E&M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17년 한국영화산업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CJ E&M은 관객점유율 15.1%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롯데엔터테인먼트(11.4%), 쇼박스(10.7%),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9.1%), UPI코리아(9.0%), 메가박스㈜플러스엠(7.6%), NEW(7.0%), 워너브러더스코리아(6.7%), 이십세기폭스코리아(6.4%) 등의 순이다.

신규 업체의 잇따른 등장과 메이저 스튜디오 합병은 기존 배급시장판을 뒤흔들 전망이다. 예컨대 월트디즈니와 이십세기폭스코리아가 합칠 경우 시장 점유율은 15.5%로 늘어나 1위로 올라선다.

신생 배급사들도 이미 눈에 띄는 활약으로 4대 배급사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키위미디어그룹은 지난해 영화투자배급업에 처음 진출해 ‘범죄도시’와 ‘기억의 밤’을 연이어 성공으로 이끌었다. 올해도 영화 ‘악인전’ ‘유체이탈자’ ‘바디스내치’ ‘헝그리’ 등 4편을 투자 배급해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영화계는 새로운 자본이 몰려드는 데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중견 영화제작자 대표는 “그간 제작사들은 4대 배급사만 바라봐야 했지만, 투자원이 다양화하면 창작자 중심 시장으로 바뀔 것”이라며 “대기업의 흥행 공식에 맞춘 영화가 아닌 다양한 시도를 하는 작품도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플랫폼도 기존 극장 위주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등으로 다양해지는 만큼 기획단계부터 플랫폼에 맞춰 영화를 만드는 여력도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한국영화산업 매출은 수년간 2조 원대에서 정체된 만큼 업체 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국내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가 더 어려워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CJ E&M은 이 때문에 일찌감치 해외 로컬 영화 제작 쪽으로 눈을 돌렸다. 롯데그룹도 롯데쇼핑에 있던 롯데시네마와 롯데엔터테인먼트를 지난 1일 독립법인인 롯데컬처웍스로 출범했다. 앞으로 해외 진출 등 신규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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