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감 선거 ‘미투’ 공방 덮히나
경남교육감 선거 ‘미투’ 공방 덮히나
  • 강민중
  • 승인 2018.06.0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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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경남도교육감 후보에 대한 ‘미투’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피해자로 주장하는 이효환 후보의 부인 하연미씨가 7일 직접 피해사실을 밝히고 지인의 증언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박종훈 후보 역시 반박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가 끝나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하씨 “보복 두려워 지금 밝힌다” 주장= 하씨는 이날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루도 그 사건을 잊어 본적 없었고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10여년 전 피해사실을 선거 일주일 앞둔 시점에 폭로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하씨는 “당시 공무원 조직의 위계질서가 어떠했냐. 또 성폭행 여성피해자들의 인권이 어떠했냐”고 반문하며 “직장상사인 교육위원이 행한 일이기에 보복조치 당할까봐 무섭고 두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박 후보의 오피스텔 위치와 함께 식사한 장소 등 피해상황을 비교적 자세하게 전했다.

하씨는 “계획적이었다”고 의심하며 ‘이유없이 전화로 자신의 사무실로 불렀다는 점’과 ‘사무실 문을 잠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또 “뿌리치고 나오는 과정에서 ‘지금 안하면 영원히 못한다’고 외쳤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외에도 “2016년 (이 후보)남편의 교장 재직시절 박 후보로 부터 인사불이익을 당해 교육감실에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서진라이크빌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아시죠’라고 말했고 박 후보는 얼굴을 들지 못한채 말한마디 못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공개한 녹취록에는 하씨가 성추행을 당한 이후 최초로 성추행 사실을 알렸다는 지인의 최근 증언이 담겼다.

이에 앞서 박성호 후보를 비롯한 일부 보수 시민단체들은 이날 브리핑룸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미투’와 관련해 박종훈 후보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박성호 후보는 “미투의혹이 사실이라면 지금 당장 후보직을 사퇴하고 도민과 교직원, 학부모, 학생들 앞에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라며 “수사당국은 즉시 수사에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박종훈 후보의 방송토론회 불참 선언은 도민의 알권리를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하며 “당당하다면 도민 앞에 서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박종훈 후보 “흑색선전 목적 뻔해…용서 않겠다”= 박종훈 후보도 이날 즉시 기자회견을 열고 본인을 둘러싼 ‘미투’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박 후보는 “투표일을 일주일 앞둔 지금, 지지율 최하위 후보가 지지율 1위 후보를 상대로 흑색선전을 하는 목적은 너무나 뻔한 것”이라며 “지속되는 허위 주장과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한 일방적 주장이 담긴 녹취까지 나도는 지금 그냥 있을 수 없었다”고 기자회견 이유를 밝혔다.

이어 “분명하게 말씀 드린다. 그 어떤 부끄러운 행동도 하지 않았다. 더 이상 허무맹랑한 소설을 만들어 교육감 선거판을 진흙탕으로 만드는 것을 간과하지 않겠다”고 명확한 입장을 재차 전했다.

그러면서 “강력하게 경고한다. 더 이상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소설을 쓰지 말라”며 “앞으로 이효환씨를 공정한 경쟁상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끝까지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 선거가 끝나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방송토론회 불참과 관련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함께 토론자리에 앉을 수 있겠나”라며 이유를 전했다.

이날 박 후보측는 하씨가 주장한 2016년 교육감실 항의방문 과정에서 미투 관련 발언과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주장에 대해서도 “당시 이 후보로부터 받은 사과문이 있다”며 공개했다. 사과문에는 당시 창녕제일고 교장이던 이 후보가, 교육감인 박 후보에게 사과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한편 박 후보측은 이미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로 이날 기자회견 내용, 녹취록 공개 등에 대한 부분도 추가 고발한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측 역시 박 후보를 경찰에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하지만 진실여부를 떠나 강제추행 공소시효(7년)가 지난 만큼 수사가 쉽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민중기자 jung@gnnews.co.kr
 

박성호 경남교육감 후보가 7일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와 관련해 수사기관에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 후보가 7일 브리핑룸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미투’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미투’피해자로 주장하는 이효환 경남도교육감 후보의 부인 하연미씨가 7일 도교육청 브리핑룸을 찾아 직접 피해사실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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