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열린칼럼
[과학칼럼] 뜨거운 물이 찬물보다 빨리 언다(?)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6.12  18:17:08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물은 0℃에서 얼고, 0℃에서 녹으며, 100℃에서 끓는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일상에 존재하는 물은 정확하게는 0℃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 얼고, 100℃보다 더 높은 온도가 되어야 끓는다. “뜨거운 물이 빨리 얼까, 차가운 물이 빨리 얼까?”라고 물으면 사람들은 당연하게 차가운 물이 빨리 얼 것이라고 대답하지만, 이 역시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빨리 얼 수도 있다.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먼저 언다고 하면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 30℃의 물과 5℃의 물을 얼릴 때, 30℃의 물이 얼려면 온도가 5℃까지 떨어져야 하는데, 그만큼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이 당연하다.

이 상식을 깨는 위대한 발견이 학교에서 끓는 우유와 설탕을 섞어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실습을 하던 탄자니아의 ‘음펨바’라는 한 학생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음펨바’는 아이스크림을 만들 때는 혼합 용액을 충분히 식힌 다음에 냉동실에 넣어 얼려야 하지만 식지 않은 혼합용액을 그대로 냉동실에 집어넣었다. 얼마 후 냉동실 문을 연 ‘음펨바’는 다른 학생의 아이스크림보다 자신의 아이스크림이 먼저 얼어 있는 희한한 현상을 발견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그는 선생님에게 이 현상을 질문했지만 선생님은 ‘음펨바’가 착각을 하였다고 했다. 하지만 ‘음펨바’는 같은 실험을 몇 차례에 걸쳐서 반복하였고, 결과는 항상 뜨거운 물이 더 빨리 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음펨바’는 학교에 강연을 하러 방문한 물리학자인 ‘오스본’교수에게 이 현상을 질문했다. 학교의 교사와 친구들은 비웃었지만 ‘음펨바’의 주장대로 실험해 본 ‘오스본’ 교수의 연구팀은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떠 빨리 언다는 ‘음펨바’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확인하였다. ‘오스본’은 1969년에 ‘음펨바’를 공동 연구자로 이름을 넣어 ‘Physics Education’이라는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였다. 이유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였지만 이 현상은 음펨바 효과(Mpemba effect)라고 불리게 되었다.

사실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더 빨리 언다는 사실은 이미 아리스토텔레스가 기록으로 남겼고, 근대에 들어서는 프랜시스 베이컨이나 르네 데카르트 등이 이 현상을 기록한 바 있지만 그 이유는 설명하지 못했다. 이렇게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더 빨리 어는 현상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지만 엄연히 관측되는 현상이지만 오래도록 이유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물리학의 난제 중 하나이다.

현재까지는 뜨거운 물은 대류현상이 더욱 활발하기 때문에 물 안쪽까지 고르게 냉각이 시작되게 만든다는 설명과, 뜨거운 물이 담긴 용기 표면에는 서리가 잘 끼지 않아 냉기에 더욱 직접적으로 노출된다는 설명, 녹아 있는 이온의 영향 때문이라는 설명, 물 분자의 수소결합과 공유결합에 관련된 설명 등 여러 가지 가설들은 있지만 아직 음펨바 효과의 정확한 원인을 설명하는 이론은 없다. 심지어 2012년에 영국 왕립학회에서는 이 음펨바 효과를 설명하는 논문 경연대회를 열었지만 정확한 이론이 입증이 되지는 않았다. 2013년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의 순장칭 교수팀이 음펨바 현상의 원인을 수소 결합과 공유 결합의 상관관계에서 찾은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물이 에너지를 방출하는 속도는 물이 지닌 초기 에너지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영하의 온도에서도 흐르는 물은 얼지 않는 현상, 개울물의 가장자리는 얼지만 가운데는 얼지 않는 현상, 얼음이 표면에만 얼고 물속은 얼지 않는 현상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물이 어는 것에 대하여 조금만 생각해 보면 쉽게 설명되지 않는 많은 현상들을 찾아 볼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자연 현상의 원인을 흘려보내지 않고, 그 이유를 찾아보려는 작은 노력들이 바로 과학하는 자세이다. 어린이를 키우는 부모나 교사들은 아동들의 뜬금없는 질문이라도 그냥 흘려듣지 말고 그런 생각을 하는 태도를 칭찬 해주어야 하고, 과학이 어려운 것이 아닌 재미있고 쉬운 것이라고 느끼도록 해주어야 한다. 이런 작은 자세의 변화가 인류의 미래를 더 밝게 만들어 줄 것이다.
 

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경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2)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박준영
밑에 분 무슨 동문서답이신지....;;음펨바 효과 이야기 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산에서 냄비밥해먹는 이야기 하고 계신지요?
(2018-09-10 12:35:39)
지나다가
오해 소지가 굉장히 큰 글입니다. "이렇게 알고 있는데 실은 이렇다"라고 말하면 학생들이 볼때 끓는 온도와 어는 온도가 가르친대로와 틀린가 보다 생각합니다.

교육장까지 하신 분이 어떤 이유설명도 없이 저런식으로 "사실은 ~ 이렇다"라고 얘기하면 어떻합니까?..
끊는 점은 기압과 증기기압이 같아지면서 끊게 됩니다. 지상은 1기압이기 때문에 100도가 맞습니다. 틀려지는 원인은 고도에 따라 기압차로 달라지게되는거죠

(2018-06-15 10:17:31)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