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당신도 영웅이 될 수 있다
[대학생칼럼]당신도 영웅이 될 수 있다
  • 경남일보
  • 승인 2018.06.1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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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성 (경상대학교 신문사 편집국장)
영웅호걸의 기상을 지닌 홍길동은 서얼로 태어났지만, 노력으로 신분의 한계를 극복했다. 가난한 백성을 돕는 활빈당을 만들고, 후에 율도국이라는 이상 세계를 다스리는 왕이 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 내용이다. 영웅이란 보통 사람보다 탁월한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서 개인의 이익이나 행복보다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위대한 일을 수행하고, 그 결과 집단의 추앙을 받게 되는 인물이다.

다시 말해 개인적 가치보다도 집단적 가치를 우선하여 실현 성공한 인물이 영웅이다. 우리나라는 이런 영웅의 일대기를 다룬 영웅 소설이 18세기 출현 이후 19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 크게 유행했다. 대체로 평민들이 탐독하던 대중 소설이라는 점에서 평민의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21세기인 현재 여전히 한국인들은 영웅에 환호한다. 얼마 전 개봉한 어벤져스의 세 번째 시리즈인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6월 12일 기준으로 관람객 수 1118만 명을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마블 코믹스’의 어벤져스 시리즈가 흥행했지만,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마블 스튜디오의 대표 케빈 파이기는 해외 시장에서 한국을 중국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유독 국내에서 ‘영웅물’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한 ‘재미’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리라. 과거 우리는 영웅 소설로 훼손된 민족적 자긍심을, 영웅적 인물을 통해 치유를 받으려 했다. 현실에서는 패배한 전쟁이라도 소설 속에서는 박씨 부인의 비범한 능력으로 승리한다든지 사회에서 소외된 인물이 지배 권력과 대결하여 승리한다는 속 시원한 이야기 말이다. 시대별로 소설 속 영웅들은 고구마를 백 개정도 먹은 국민들에게 ‘사이다’를 선사했다.

그렇다면 이 시대가 원하는 영웅은 어떤 모습일까. 사실 어벤져스처럼 어마 무시한 힘을 가지고, 악당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영웅은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 현실 속에서 영웅은, 영화나 소설 속처럼 대단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 아니다. 비현실 속에 있는 영웅들을 보고 환호할 때도 ‘진짜 영웅’들은 늘 우리 곁에서 머물러 있다. 자신의 이익을 따지지 않고 타인을 위해 움직이는 모든 이들이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서 이런 영웅들이 나타나기를 바라기만 해서는 안 된다. 세상을 구할 영웅을 원한다면 스스로 먼저 영웅이 되어 보자. 모두가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만들어 나간다면 애초에 어벤져스 같은 대단한 영웅만이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오지 않을 것이다. 꼭 뉴스에 나올 만큼 대단한 일이 아니더라도 괜찮다. 하물며 아무도 몰라준다 해도 당신 또한 영웅이 될 수 있다.

이희성 (경상대학교 신문사 편집국장)



사족: 주변에 영웅이라고 불릴 법한 사람이 없다는 것은 오히려 보이지 않는 영웅이 많이 있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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