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라이벌 홍준표-안상수, 동반 퇴진하나
영원한 라이벌 홍준표-안상수, 동반 퇴진하나
  • 이은수
  • 승인 2018.06.14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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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서도 서로 대립하다 참패
달라진 정치지형 재기하기 쉽지 않을 듯
영원한 앙숙관계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상수 창원시장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란히 참패함에 따라 동반퇴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두 사람은 당 대표와 창원시장 후보로 나선 이번 지방선거와 창원시장 선거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패장이 됐다.

보수가 침몰한 가운데 정치지형도 진보진영의 더불어민주당 위주로 재편돼 향후 정치재개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앙무대에서 정적 관계였던 두사람은 지방에 내려와 도지사와 시장으로 악연을 이어갔다.

안 시장이 창원광역시 승격을 추진하자 홍 대표(당시 경남지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그리고 이번 창원시장 공천을 두고 또 다시 격돌했다.

두 사람은 경남출신으로 검사, 당대표 등 비슷한 삶의 궤적을 걸어왔으나 과거부터 정치적으로 ‘앙숙’이 되면서 결국 이번 공천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안 시장은 “홍 대표가 자신의 최측근 인사로 사천을 하는 바람에 피해자가 된 만큼 선거에 나서 홍 대표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며 공천에 불복하고 자유한국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섰다.

홍 대표는 “안 시장이 고령인데다가 교체지수가 높아 탈락한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결과적으로 자유한국당은 그간 독점하다시피 한 창원시장과 경남지사를 모두 더불어민주당에게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자유한국당은 광역단체장 17곳중 대구·경북 2곳만 겨우 건지며 존립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처했다.

안 시장도 창원시장 선거에서 3위를 차지하며 주저 앉았다. 그는 나이가 70대 중반에 접어들어 창원시장을 끝으로 정치재개가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홍 대표의 사정도 엇비슷하다.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은 “이번 선거가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 도민들이 확실하게 지방선거를 통해 심판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 대표는 선거 초반 지방선거에서 6곳 이상 승리하지 않으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호언 장담했다.

하지만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무드가 결정타를 날렸고, 특히 “창원에 빨갱이가 많다”고 발언하는 등 거친 막말로 스스로 입지를 좁혔다는 세간의 평이 적지 않다.

선거기간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가 “경남체인지”를 외치며 ‘원팀’ 선거를 하는 동안, 김태호 한국당 후보는 홍 대표의 거친언사가 선거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지원사격을 거부하며 ‘나홀로’ 선거전을 펼쳐 대조를 보였다. 진보는 뭉치고 보수는 분열하는 기현상이 표출된 것이다.

홍 대표는 14일 참패로 막을 내린 6·13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오늘부로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참패했고 나라는 통째로 넘어갔다”며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모두가 제 잘못이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당원동지 여러분, 후보 여러분 그동안 참으로 수고했다. 부디 한마음으로 따라오셔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신뢰주는 정당으로 거듭나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안상수 시장도 이날 해단식에서 “이제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고향 창원에 살면서 시민들과 어울려 살겠다”며 “지금까지 도움을 주신 시민들을 잊지 않고, 고마움을 두고 두고 갚겠다”며 정계은퇴를 시사했다.

안 시장은 “앞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후배 양성에도 힘을 쏟겠다”면서 “선거캠프는 이제 선거를 잊고, 지역 발전과 더불어 문화, 여행, 레저 등을 즐기는 모임으로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기간 시정을 마무리 할 것”이라며 “새로운 허성무 시장이 슬기롭게 시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덧붙였다.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말처럼 앙숙간의 화해가 없는 가운데 두 사람의 정치생명도 끝나간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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