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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여행<72>고향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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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8  23: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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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 꽃 살구 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이원수 ‘고향의 봄’

 
   
▲ 고향의 봄 노랫말에 나오는 꽃대궐.

아리랑과 애국가, 그리고 동요 ‘고향의 봄’을 모르는 한국인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만큼 전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노래가 고향의 봄이다. 지난 4월말 남북 정상회담 만찬장에서 오연준 어린이가 불러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우리 동포들이 함께 꿈꾸는 고향의 노래가 바로 ‘고향의 봄’이다. 고향은 누구에게나 애틋한 그리움이면서 사랑이고, 모든 이의 가슴에 남아 있는 어머니다. 고향의 봄 또한 그러하다. 1925년, 당시 12세였던 최순애가 민족계몽운동을 펼치던 항일운동가인 오빠 최영주를 그리워하면서 쓴 동시가 ‘오빠 생각’이다. 최순애가 쓴 오빠 생각이 월간 잡지 ‘어린이’에 실리게 되고, 1년 뒤 같은 잡지에 이원수가 쓴 동시 ‘고향의 봄’이 실린다. 최순애의 ‘오빠 생각’에 반해 편지를 보내게 된 이원수, 두 사람은 무려 10 년간이나 서로 편지를 주고받았다. 성인이 된 두 사람은 서로 연정을 품게 되었고, 최순애 집에서 혼사를 서두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원수는 용기를 내서 만나자는 편지를 보낸다. 만나기로 한 날, 이원수는 불온한 반일문학그룹인 ‘독서회’에서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일본형사에게 체포되어 징역 10월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고 감옥에 갇힌다. 이 사실을 안 최순애는 이원수가 석방될 때까지 기다렸고, 마침내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게 된다.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참으로 아름다운 순애보다. ‘나의 살던 고향’으로 시작하는 동요 ‘고향의 봄’의 작가 이원수와 ‘뜸북뜸북 뜸북새’로 시작하는 ‘오빠 생각’의 작가 최순애의 지고지순한 사랑 얘기, 이원수 선생의 유년 시절 추억이 밴 ‘나의 살던 고향’을 만나기 위해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평생교육원 체험론적 시창작과 힐링 강좌 수강생들과 함께 창원에 있는 이원수문학관으로 ‘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여행’을 떠났다.

창원시 소답동에 있는 이원수문학관에 도착하자, 해설을 해 주실 장진화 시인께서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이원수문학관은 고향의 봄 도서관 지하1층에 있었다. 독립된 문학관이 아닌 도서관에 딸려 있어서 처음엔 좀 의아했지만 오히려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도서관에 문학관이 함께 있음으로 인해 문학관 이용이 편하고 효율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이원수 선생에 대한 동영상을 시청한 뒤, 선생의 문학과 삶에 대한 얘기를 장진화 시인으로부터 듣고 문학관에 비치된 자료들을 둘러보았다. 다른 문학관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자료와 프로그램이 매우 알차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께서 쓰셨던 유품들에서 그 성품과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깨알 같은 글씨로 써 놓은 메모지를 봤을 때, 그 삶이 얼마나 진지했는가를 짐작해 낼 수 있었다. 두 시간 가까이 이원수 선생의 문학과 삶을 듣고 보는 알찬 시간을 보냈다.

오후엔 창원초등학교에서 시작해 김종영 생가까지 이어지는 ‘고향의 봄길’을 탐방했다. 창원읍성 안에 있었던 4개의 샘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북동샘, 이원수 선생이 성장했던 곳임을 알리는 표지석을 지나 어린 동무들과 물장난을 쳤을 실개천, 술래잡기와 구슬치기를 했을 좁고 휜 골목길을 따라 선생이 9살까지 동문 밖 서당에서 글을 배우며 어린 시절을 보낸 집 등을 해설사의 설명을 들은 뒤, 선생의 유년기 흔적 더듬기 마지막 코스인 꽃대궐로 향했다. 고향의 봄 동요의 배경지가 된 김종영 조각가의 한옥, 부잣집들이 즐비하게 있었던 당시의 새동네였던 소답리에서도 가장 웅장했다고 한다. 꽃나무로 잘 조성해 놓은 집이다 보니 선생은 이 집을 ‘꽃대궐’이라는 부러움 섞인 이름을 붙였던 것 같다. 안채와 별채 사이에 도로가 생겨 서로 다른 집처럼 보였지만 원래는 한 집이었다고 한다. 안채 앞에는 350년 된 느티나무가 꽃대궐의 풍경에 한껏 멋을 더해주고 있었다. 대문을 들어서자 집안은 말 그대로 꽃 세상이었다. 샤스란 마가렛과 딸기꽃, 하얀 꽃씨만 남은 할미꽃이 맨 먼저 탐방객들을 맞아 주었다. 뜨락에는 영산홍과 설구화, 작약과 수국 등 키 큰 목본 꽃들이 꽃대궐을 화사하게 장식해 놓고 있었다. 분재소나무와 잘 손질한 나무들도 이종영 생가의 운치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대청마루에 걸터앉은 탐방객들은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고향의 봄’ 노래와 어린 시절 했던 놀이들을 하면서 한동안 유년기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기도 했다. 어찌 뜰에 핀 꽃만 꽃이겠는가?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 티없이 맑게 웃음을 터트리는 사람들의 웃음 또한 꽃 중의 꽃이 되고도 남았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가슴 가득 충전한 채 고향의 봄 노래비가 있는 마산 산호공원으로 갔다.

◇‘고향의 봄’ 노래비가 있는 산호공원

산호공원 초입에는 시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었는데 ‘고향의 봄’ 노래비는 시의 거리가 끝난 외딴 곳에 혼자 서 있었다. 복숭아나무와 살구나무를 노래비 주변에 심어 놓아 동요 내용과 잘 어울리도록 조성해 놓았다. 안타깝게도 노래 가사를 새겨놓은 동판을 두 번이나 훔쳐가는 바람에 동판 둘레엔 덧댄 시멘트 자국이 남아 있었다. 산호공원의 호젓한 산책길을 걸으면서 항일운동과 친일, 반독재와 민주화의 길을 걸어온 선생의 질곡된 삶을 떠올리니 마음 한켠이 찡해왔다. 행복한 힐링 시간을 만들어 준 창원시와 이원수문학관에 고마움을 전한다.
/박종현(시인·경남과기대 청담사상연구소 연구원)


꽃대궐 앞에서 함께 찍은 문학기행팀
꽃대궐 앞에서 함께 찍은 문학기행.팀
산호공원에 있는 고향의 봄 노래비
산호공원에 있는 고향의 봄 노래비.
이원수 선생 성장지의 골목길
이원수 선생 성장지의 골목길.
이원수 선생 성장지의 실개천
이원수 선생 성장지의 실개천.
이원수문학관에 있는 선생의 흉상
이원수문학관에 있는 선생의 흉상.
이원수문학관이 있는 고향의 봄 도서관
이원수문학관이 있는 고향의 봄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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