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 곡물자급률에 대한 소고(小考)
[경일칼럼] 곡물자급률에 대한 소고(小考)
  • 경남일보
  • 승인 2018.06.1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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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수

우리나라의 최근 3개년(2013~2015) 평균 곡물자급률은 23.8%로 세계 평균 곡물자급률 102.5%로 볼 때 꼴찌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호주가 275.7%로 가장 높고 캐나다 195.5%, 미국 125. 2%, 중국 97.5%이며 일본도 27.5%로 우리보다 높은 편이다.

곡물자급률은 필요한 곡물을 국내 생산량으로 충당하는 비율로 직접 소비와 간접 소비(가축의 사료용)를 포함한 것이며 식량자급률은 한나라의 식량 총 소비량 중 국내생산으로 공급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식량안보의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국제 곡물 수급과 가격 형성은 기상여건, 농업정책 등 곡물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간접적으로 세계경제성장률, 달러화 가치, 국제유가 등 거시경제 변수의 변화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따라서 세계는 자국의 곡물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농업정책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매년 발표되고 있는 농업정책의 가장 큰 비중을 곡물을 생산할 수 있는 절대농지를 보존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주곡인 쌀이 조금 남아돈다고 농지 훼손과 타 용도 전환이 가속화되어 경지면적이 2013년 171만 1436ha에서 2016년 164만 3599ha, 2017년에는 162만 796ha로 줄어들었다. 필자의 고향에도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농사를 지어왔던 문전옥답이 잡초로 덮여있거나 공장으로 변해 버린 논밭이 부지기수다. 물론 노동력 부족과 경제성이 떨어진 탓도 있겠지만 장기적인 정책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과 쌀 한 톨을 더 생산하기 위해 천수답에 물을 퍼 올려 모내기를 하도록 지도 했던 지난날을 되새겨 보니 가슴 한편이 허전하다.

인류가 농경을 시작하면서 곡물은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식량이 되었고 농업기술의 발달로 인류는 식량부족을 해소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국내외적으로 기상이변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어 농산물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사료용, 바이오 에너지용 등 곡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곡물(식량) 위기가 올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곡물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비관론과 낙관론이 있는데 늘어나는 세계인구와 경지면적의 축소로 곡물생산이 감소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빈번한 기상재해와 미국의 카길, 프랑스 루이드레퓌스, 아르헨티나 벙기, 스위스 앙드레 등 세계 5대 곡물메이저가 국제 곡물시장의 80%를 장악하여 수급과 가격을 결정하는 독과점 구조 속에서 곡물 분배의 문제가 대두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과 농업기술의 발달과 생명공학기술의 발달로 단위 면적당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고 식량 수요 증가율이 둔화하고 육류 소비가 감소하며 비 곡물 바이오 에너지 원료가 개발되고 있어 곡물이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주요 곡물인 밀 0.9%, 옥수수 0.8%, 콩의 자급률이 7.0%로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고, 국내 식품 생산과 사료산업은 수입 곡물을 주원료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 곡물 가격 변동에 따라 이들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다가올 수 있는 곡물 위기에 우리 실정에 맞는 맞춤형 대응전략을 철저히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급률과 자주율을 관리하는 Two-Track 전략과 국내 곡물 공급 기반의 안정화, 식량위기에 대응할 연구개발 보급 등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강양수 (전 경상남도 농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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