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가게는 도시의 꽃이다
모든 가게는 도시의 꽃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8.06.2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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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식

절망에 빠져도 희망은 버려서는 안 된다. 짊어진 짐이 무겁다고 해도 버텨야 한다. 삶은 휴식과 긴장의 간맞춤이다.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얼마나 감사한가. 사람인 이상 자신의 뜻으로 꽃을 피워야 한다.

러시아 월드컵이 한창이다. 현대 스포츠는 거대자본과 첨단과학이 뒷받침한다. 엄청난 이적료, 광고비를 쓴다. 우수 선수 발굴을 위한 최첨단 과학의 신체진단,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을 위한 심리치료사까지 투입된다.

요즘 대부분의 가게들이 어렵다고 한다. 과거에는 물류와 자본의 흐름이 눈에 보였다. 땀 흘리고 성실하면 회복하거나 앞설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잘 나가다가 어느 날 갑자기 몰락의 길로 내몰리기도 한다. 그 원인은 ‘인구절벽’과 ‘전자상거래’의 발달에 있다. 그러니 요식업과 같은 자영업종 외에는 도전하기 어렵다. 요식업의 경우도 까다로운 손님들의 입맛을 거쳐야 한다.

첫 일본 여행에서 당황했던 일은 젊은이들이 조그마한 가게 앞에서 시끄럽게 호객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잘 사는 나라-젊은이-작은 가게’가 연결되지 않았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경제 호황기와 위기를 수없이 경험한 결과의 대응책이었다.

가족 단위의 작은 가게는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견뎌낼 수 있다. 이에 비해 경험이 적은 한국은 잘 되리라 여겨지면 초기비용을 많이 들여 큰 규모의 가게를 차린다. 게다가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손이 더 정교하고 무섭다는 사실을 모른다. 개인의 의지는 첨단과학을 이해할 수 없고 또한 자본의 흐름을 조절할 수 없다.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면 안 되는 이유이다.

결과와 결론은 다른 것이다. 결과는 우연의 작용으로 만들어질 수 있지만 결론은 논리적 사고의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가게를 차리고자 할 때도 신뢰도 높은 자료를 참고하여 엄격한 비교검토를 거친 후, 그 결론에 따라 착수해야 한다. 지금 가게를 차렸다고 가정하고, 운영한 결과의 지출과 수입을 셈해 보는 ‘사고실험’을 해보아야 한다. 현실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 사업 전후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정보를 받아 현장을 점검해야 한다.

‘미리 생각해 보기’, ‘지금 검토해보기’ 자체가 돈 버는 일이다. 고통 없이 얻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어떤 가게든 주인의 삶의 태도가 결국 영업의 결실을 좌우한다. 모든 가게는 주인에 따라 도시라는 정원 속에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을 피울 수 있다.

정헌식(한국차문화역사관 백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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