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평론가 이용재 ‘냉면의 품격’ 출간
음식평론가 이용재 ‘냉면의 품격’ 출간
  • 연합뉴스
  • 승인 2018.06.2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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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평양냉면은 가짜인가…‘평냉’의 이데아
“2018년은 ‘진짜’ 평양냉면의 실체가 많은 이들에게 가까워진 해로 기억될 것이다.”

음식평론가 이용재 씨는 신간 ‘냉면의 품격’(반비)에서 올해를 이렇게 정의한다.

냉면의 계절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이 책은 지난 6∼7년 동안 평양냉면 전문점 리뷰를 꾸준히 써온 이용재 씨가 그동안의 작업을 결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책머리 들어가는 말에 ‘’평냉‘의 이데아’라는 제목을 달았다. 평양냉면에 대한 우리 남한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 인식, 남한에 계승된 평양냉면을 둘러싼 ‘진짜-가짜’ 논쟁에 관한 분석을 명료하게 정리했다.

“북한에서 직접 먹어본 극소수가 존재하고, 북한과 수교를 맺은 중국 및 아시아 국가의 음식점에서 먹어본 이들도 있다. 다만 2018년처럼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평양냉면이 부각된 경우는 처음이었으니, 지난 몇 년 동안 평양냉면이 쌓아온 컬트적 인기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자아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궁극적인 질문을 소환했다. 남한의 평양냉면은 가짜인가?”

이 질문에 저자는 가짜가 아니라고 답한다. 남한에 평양냉면을 전파한 실향민이 지녔던 ‘원형’이 “사회 및 기술의 발전, 즉 ‘가스-전기-스테인리스’ 삼각편대의 지원에 힘입어 현대적으로 발달해 지금의 평양냉면으로 자리 잡았을 가능성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거기에 일본에서 개발되어 들어온 화학조미료가 평양냉면 특유의 ‘맑지만 감칠맛 분명한 국물’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일조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진짜’의 본거지인 북한의 사정이 넉넉하지 못해 ‘잉여’라고 할 수 있는 음식 문화가 잘 발달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한다. “한마디로 ‘가난한 원형이 어느 정도의 권위를 확보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물음인데, 이는 아마도 한국인 모두가 평양 옥류관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상황이 될 때까지 유보해야 할 논의일 것”이라고 정리한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음식의 정체성을 점으로 묶어 제한하기보다(이 경우 ‘점=평양’), 같은 이름으로 별개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보는 편이 훨씬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그러므로 모두에게 공평하게 옥류관 냉면 한 사발씩의 기회가 돌아올 때까지 일단 한국의 평양냉면을 정리해보는 건 어떨까?”라고 이 책 기획 의도를 밝힌다.

이런 기본 인식을 바탕으로 저자는 서울과 경기 지방의 이름난 평양냉면 식당 31곳을 분석했다. 이들을 ‘공인된 노포- 한국 평양냉면의 뿌리들’, ‘선발 주자- 한국 평양냉면의 가지들’, ‘후발 주자-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시도들’, ‘느슨하게 평냉- 평양냉면의 문법을 차용한 메밀 면 요리’ 등 네 개 챕터로 나눠 평가했다. 평양냉면 식당을 찾아가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다.

168쪽. 1만 2000원.

연합뉴스



 
음식평론가 이용재. /사진제공=민음사 출판그룹
음식평론가 이용재 씨가 쓴 신작 ‘냉면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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