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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신앙은 민족문화 근원, 복원·활성화 해야제5회 한·중·일 국제학술심포지엄
김귀현  |  k2@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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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4  23: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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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일보가 주최하고 동서문화연구원이 주관, 진주시·진주교육지원청이 후원하는 제5회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지난 22일 진주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전국 향토사학자·민속학자 등 관계자와 진주지역 내 90개교 교원들이 모인 가운데 강순상 진주교육지원청 장학사가 사회를 맡아 경남일보 고영진 대표이사의 환영사와 조규일 진주시장 당선인 등의 축사로 시작됐다.

고영진 본보 대표이사는 “역사의 모태가 되는 문화유산들을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찾을 수 있도록 이같은 기회를 꾸준히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규일 진주시장 당선인은 “새 문물의 모태는 옛것이다. 이날은 우리 정신에 내재된 기본을 꺼내 서로 이야기하는 자리이다”고 전했다.

또 강순상 진주교육지원청 장학사는 “초·중·고 교사들이 전문성을 더할 수 있는 포럼에 참석해 현장에서 역량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더불어 이웃나라에 대한 이해와 공통분모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진 1, 2부 행사는 각각 김정호 경상대 교수, 최민호 중국 연변대 교수, 조구호 남명학연구원 박사, 이양희 일본 효고대 교수, 이계요 중국 대련외대 교수가 한국, 중국, 일본 각국 민속신앙의 특수성, 보존, 전승 등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주제 발표를 마친 뒤 종합토론에서는 박성석 중국 대련외대 초빙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정의연 한국향토사연구 전국연합회 부이사장, 최미선 경상대 외래교수, 권복순 문학박사 등이 각각 토론자로 나서 한국, 중국, 일본의 민속신앙을 비교·분석했다.

 
   
▲ 김정호 경상대 교수.


김정호 경상대 교수 ‘한국의 가정신앙’

◇주거 형태따라 쇠퇴…소박한 전승 예는 여전=김정호 경상대 교수는 가정신앙을 두고 “주거 공간을 중심으로 배치된 신의 기능이 신앙의 대상이 되었으며, 공간과 건물의 기능이나 상징에 의해서 의미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시화와 주거 형태의 변화로 인해 절에 차리는 제사상이나 생일상에서 가정신앙의 흔적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가정신앙은 전통사회의 종적인 관계에 변화를 주어 횡적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가정신앙에 있어서는 여성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또 김 교수는 “가옥의 구조가 달라지면서 공간이 사라졌다”면서 “현대식 가옥구조 속에서도 소박하게 신앙의 형태가 전승되고 있는 사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민속 신앙 전승과 그 형태를 설명하면서 “신격의 자리가 융통성을 보이기도 하는데 가장 우위에 있는 신은, 대주를 중심으로 하는 당대에 접했던 가까운 어른이 된다. 성주와 조왕은 그 신체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각종 의례에서 음식을 차리고 위하는 것을 보아 아직도 가정신앙의 주요 대상임을 알 수 있다”며 “성주와 조왕이 미분화된 이러한 신앙형태가 지역만의 특징인지는 속단할 수 없으나, 보다 원초적 형태의 신앙태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가정신앙의 형태와 내용은 무속신앙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여러가지 종교와 문화적 습속을 바탕으로 가정신앙도 많은 변화를 겪게 됐다”고 설명했다.

 
   
▲ 최민호 중국 연변대 교수.


최민호 중국 연변대 교수 ‘중국 조선족 향토신앙’

◇농경문화 기반, 안택 기능 초점=최민호 중국 연변대 교수는 현재까지 조선족 민간신앙, 특히 그 중에서도 가정신앙에 관한 연구는 적었다고 밝히며 그 이유로 △사회주의 개조와 문화대혁명 통해 민간신앙에 대한 연구가 금지시 되고 △1990년대까지도 학술적인 관심이 낮았던 것을 들었다.

최 교수는 중국 가정에서 성주, 조상, 조왕, 삼신, 터주 등을 정성스레 모셨고, 마을에서는 수호신인 산신, 용신, 부군, 서낭, 국사 등에게 해마다 잊지 않고 제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 중에서도 시월상산은 연변지역에서 널리 행했던 세시명절이자 가정신앙이었다.

그는 ‘시월상산’에 대해 농경문화의 산물이면서 가족이 하나의 경제단위로 남아있을 때에만 가능한 의식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연변지역에서 시월상산은 낟가리제사로 통한다. 중국은 1950년대에 사회주의 개조를 통해 토지를 개인소유에서 국가소유로 전환시켰다”며 “이 같은 이유로 시월상산은 인민공사화가 마무리되는 1958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사라져 갔다”고 해설했다.

최 교수는 상산제를 두고 “민족 고유의 신앙으로 유교의 본격적인 유입과 함께 주변으로 밀려나게 되었다고 추측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월상산은 양반화가 더딘 지역에만 남아있었다며 연변지역에서 근래까지 남아있던 국시당신앙을 비롯해 솔문민속, 소결이, 가면무속, 향도조직, 향도연, 일생의례의 큰상 등은 같은 맥락에서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조구호 남명학연구원 박사.


조구호 남명학연구원 박사 ‘한국의 향토신앙’

◇신앙이자 사회 통합의 매개=조구호 박사는 “우리나라의 전통신앙인 무속의례(일명 굿)는 구복제액(求福除厄)을 바라는 민중들의 염원을 담은 제의 형식이 전래되어 토속신앙을 이어왔고 지역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신앙체계를 이뤄온 것이다”면서 “마을굿은 크게 △종교적 △사회적 △정치적 기능 △축제적 기능 △예술적 기능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남해안별신굿의 큰굿은 신앙적인 의례이면서 지역민들을 교화하는 기능을 함께 지니고 있다. 이 가운데 액을 띄워보내는 ‘띠뱃놀이’는 제의와 놀이의 성격이 어우러진 것이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남해안 지역을 비롯한 동해안, 서해안 등에서도 풍어제 형식의 마을굿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 마을의 안위와 풍어를 기원하는 제의적 기능보다는 전통의 보존이라는 차원에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박사는 “삶의 역사이며,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공동체의 매개체로 작용하면서 민족 문화의 기층을 형성해 왔다. 따라서 마을굿은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 지역민들의 단합과 화합을 위한 지역축제로 활성화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 이양희 일본 효고대 교수.


이양희 일본 효고대 교수 ‘일본의 향토신앙’

◇다신교적 세계관 영향 끼쳐=이양희 교수는 일본인들의 신앙심이 일반 가정과 지역사회, 직장 생활에서 뚜렷이 나타난다는 점을 들어 “엄밀하게 말하면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이 많지만, 1월 1일부터 행해지는 하츠모데(初詣)라 불리는 신사참배를 시작으로 인생에서 중요한 통과의례에 신앙이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각 가정에는 신도식의 가미다나(神棚)와 불교식인 불단이 놓여 있고, 부엌에는 부엌을 관장하는 신을 모시는 가마도가 있다”고 예시를 내놓았다.

특히 일본인의 신앙심은 민간신앙적인 측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과 함께 신앙심을 표현하는 형태는 다양하며 타 종교에 대해서도 관용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해석했다. 예외적으로 조상에게 드리는 공양 이외에 절에 가서 참배할 때, 자신이 포함되어 있는 단카(檀家) 이외에 절을 방문하는 경우는 종교적인 참배보다는 관광의 목적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일본사회와 일본인들의 이러한 다신교적 세계관과 신도 불교 기독교가 공존하는 중층신앙(重層信仰)과 같은 양상이 민간신앙에도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이계요 중국대련외대 교수.


이계요 중국대련외대 교수 ‘중국의 향토신앙’

◇일상과 밀접…기록은 변천사 위주=이계요 교수는 중국 민간신앙 관련 책자를 언급하며 이 가운데 가신과 관련이 있는 신격은 ‘거가신(居家神)’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가신은 집, 토지, 집안의 사람과 재물을 보호하는 신이다. 중국의 가신은 인물로 묘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현재는 인쇄를 통한 신상들이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가신이 언제부터 등장하였는지 문헌자료가 부족,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한 그는 “가신을 봉안하는 시기는 중국은 새로운 신상을 교체하는 날”이라며 “중국에서는 조왕신은 12월 23일에, 문신·재물신·토지신 등은 설에 신상 그림을 바꾸어 준다. 중국의 가신은 12월 말에서 설 사이에 봉안이 이루어진다. 중국에서도 문신과 조왕신에 대해서는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 정기적으로 고사를 지낸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중국의 가신도 절기와 관련성이 있음을 설명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중국의 가신에 대한 연구도 많은 제약을 받았다. 사회주의 국가의 탄생, 미신타파를 주장했던 문화대혁명 때문이다”면서 “1980년대 개방 이후 일부 가신들이 복귀됐지만 문신·재물신이 주류를 이룬다. 현지조사보다 역사적인 변천, 의미에 대한 글을 다수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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