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훼손 위기 넘겨 국보 지정돼 영광”
“도난·훼손 위기 넘겨 국보 지정돼 영광”
  • 김귀현
  • 승인 2018.06.2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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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개국공신교서' 소유권자 이억씨 소회
국보로 지정된 이제 개국공신교서는 산청군 단성면 남사리에 있는 성주 이씨 경무공파 대종가에서 630여 년간 보관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국립진주박물관에 있는 교서는 위탁 이전 전란과 피난을 거쳐 10여 년 전에는 도난의 위기도 겪었다. 실제로 2007년 겨울 문중 사당에 괴한이 무단 침입했다가 모조품 도난에 그친 사건이 있었다.

21대 종손인 이억(55·BNK경남은행 회원동지점장) 씨는 “가문에서 신위를 모시는 사당 안에 금고를 마련해 보관 했었다”며 “아버지 꿈에 도둑이 들어 중요한 물건을 훔쳐갔다고 해 조상님들의 계시로 생각하고 교서를 집으로 옮겼다. 당시 가지고 있던 모조품을 대신 넣어뒀는데 꿈을 꾼지 며칠 만에 도둑이 들었다. 금고 다이얼을 파손시키고 모조품을 훔쳐 달아났다”고 회상했다.

이억 씨는 “이후 은행 대여금고에 임시로 보관해 오다 기관에 위탁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제 개국공신교서는 2013년 1월부터 국립진주박물관에 위탁해 보관 중이다. 위탁 만료 기한은 2019년 11월이지만 문중에서는 위탁 계약을 갱신, 이를 사적으로 보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억 씨는 “1973년 첫 국보 지정 신청 이후 40여 년만의 국보 지정이다. 가문의 영광이다”며 “가치를 알리고자 공개했던 교서가 이제 제도사, 법제사, 서예사 등 역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제 개국공신교서는 조선 태조 1년이던 1392년 이성계가 조선 개국 일등공신 이제(李濟·? ~ 1398)를 개국공신 1등에 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개국공신교서는 이제를 비롯 총 16명의 개국공신에게 전해졌지만, 현존하는 조선시대 공신교서는 이제 개국공신교서가 유일하다.

지난 1999년 6월 보물(제1294호)로 지정됐던 이제 개국공신교서(李濟 開國功臣敎書)는 산청군 유일의 국보인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제233-1호)에 이어 산청지역 유물 가운데 두 번째로 국보 승격됐다.

김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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