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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사, 세대 차이 인정과 소통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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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1  19: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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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섭

큰딸 결혼을 위해 진주와 통영을 오가며 1박2일 상견례를 가진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외손자를 보고 할아버지가 됐다. 세월이 유수 같다는 말이 실감난다. 이왕지사 할아버지 소리 들을 바엔 막내딸도 결혼시켜 이번에는 외손녀를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내와 나는 결혼 TF를 구성해 업무를 분담해서 여기저기 사위될 사람을 알아보게 됐다. 그러던 중 아내가 다니는 회사의 지인으로부터 성실하고 직업도 좋고 인물도 좋으니 놓치면 후회할 사람이라면서 소개가 들어왔다. 주저할 것 없이 바로 막내에게 “만날 사람이 있으니 모든 일정 취소하고 진주로 내려오라”고 부탁 아닌 명령을 내렸다. 반 강제로 일정이 잡히고 드디어 둘이서 대면하게 되었다. 과연 잘 될까. 어떤 사람일까? 등 무척 궁금했다.

만남의 장소에 ‘몰래 가서 볼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그리 할 수는 없고 좋은 소식이 오길 기다렸다. 만남은 잘 되는 것 같았다. 늦은 시간이 지나도 헤어지지 않고 같이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희망을 갖기에 충분했다.

밤 12시가 지나서야 들어왔고 분위기는 괜찮아 보였다. 소주도 한잔 하고 영화도 보고 커피도 마시느라 늦었다고 했다. 일단은 성공이라 생각했다. 그 후로 두 번째의 만남이 있었고 순탄하게 진행되는 것 같아 소개시켜 달라 졸랐고 그 결과 같이 동반할 기회가 생겼다. 대면을 하는 순간 첫 인상이 좋았다. 훤칠한 키에 듬직해 보여 필자가 보기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것 같은 인상의 소유자였다. 거기에다 직업도 안정된 공직자였다. 식사와 소주도 한잔하고 좋은 분위기로 첫 대면을 마무리하면서 필자의 집에서 다시 보기로 하였고 그 후 더 볼 수 있는 기회가 수차례 있었다.

하지만 딸은 그 후로 진전이 없어 보였다. 딸은 “좋은 사람은 맞는데 결혼할 사람은 아니다”라고 했다. “좋은 사람이면 결혼을 전제로 만나면 되지 왜 아니라고 하느냐”고 반문하니, “아직은 결혼할 나이가 아니다”란 것 이었다. “그럼, 왜 여러 번 만났냐”고 했더니 “엄마 아빠의 부탁(성화)에 만났고 좋은 사람이니 좋은 필(feel)이 오도록 노력하기 위해 만났다”는 것이었다. 그 말에 충격과 아쉬움과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세월이 흐른 만큼 요즘 결혼관도 변했고 나만의 잣대로 생각을 잘못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그래서 앞으로 부녀 간 더 돈독한 ‘이해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오광섭(국방기술품질원 시설자산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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