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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여행<73>울릉도·독도
김귀현  |  k2@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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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2  22: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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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그리움, 우리 땅 독도

저 멀리 동해 바다 외로운 섬오늘도 거센 바람 불어오겠지조그만 얼굴로 바람맞으니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가수 서유석 ‘홀로 아리랑’

 
   
▲ 울릉여객선터미널이 있는 도동.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은 무관심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그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특히 독도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겐 가장 뜨거운 관심사이면서 간절한 그리움이다. 중학교 동창생들과 함께 떠난 울릉도와 독도 1박 2일 여행, 40여 년 전의 빡빡머리와 단발머리 시절의 추억으로 되돌아가는 일과 더불어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한 독도를 만난다는 일이 필자에겐 설렘이고 그리움이다. 머릿속으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고 가슴으로는 독도에 대한 뜨거운 그리움을 품고 떠났다.

포항에서 울릉도 도동항까지 3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곧바로 사동으로 가서 돌핀호를 타고 1시간 40분 정도 가자 독도에 닿았다. 롤링이 심해서 많은 사람들이 심한 배멀미를 했다. 너울성 파도로 인해 독도 접안이 불가능하다는 선내 안내방송을 듣고 배 갑판으로 나갔다. 하늘이 도왔는지 비는 멎어 있었다. 고개를 들었을 때,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본 독도, 동·서도가 필자의 눈앞에 다정한 형제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그냥 망부석처럼 서서 쳐다보기만 했다. 볼에 닿는 바람이 뜨거웠다. 간절한 그리움을 만나는 순간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도에 있는 독립문 바위, 한반도 모양의 지형, 등대와 늠름한 자세로 선 독도경비대원, 주민이 거주하는 집이 있는 서도, 3형제 굴바위, 촛대바위 등이 서로 어우러져 비경을 이루고 있었다. 우리 땅 독도를 밟지는 못했지만 배 위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이었다. 심하게 흔들리는 갑판 위에서 아무도 멀미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 독도를 본 감동이 멀미마저 앗아가 버렸다. 갈매기들의 환송을 받으며 다시 울릉도로 되돌아왔다.

 
   
▲ 대한민국 지도가 선명하게 보이는 독도의 동도 전경.


◇신비한 생태지질공원, 울릉도

울릉도를 왜 ‘신비의 섬’이라고 이름을 붙였을까? 발길 닿는 곳마다 빼어난 비경도 한 몫 했겠지만 제1호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울릉도가 여느 섬들과는 다른 동식물의 서식과 주민들의 삶의 양식이 ‘신비의 섬’이란 이름을 낳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신비한 지질과 식물, 주민들의 생태를 만나기 위해 다음날 아침 일찍 울릉도 버스투어를 했다. 버스는 독도로 가는 선착장이 있는 사동에 닿았다. 평지가 없는 울릉도 해안은 모두 몽돌과 큰 바위, 기암괴석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유일하게 모래가 있었던 곳이 사동(沙洞)이다. 사동을 지나자 해안도로 곳곳에 터널이 설치되어 있었다. 멀쩡한 길을 터널로 만들어 놓은 것이 처음엔 다소 의아했다. 현무암, 조면암, 응회암 등의 화산암들은 강도가 낮은 암석들이라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부서져 낙석 위험이 크기 때문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낙석방지터널을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한편 해안에는 거북이, 사자, 곰, 악어, 코끼리, 독수리, 송곳 등 다양한 모양의 바위들이 탐방객들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했다. 해안일주도로 옆, 비탈 밭에는 울릉도 토양에서 잘 자라는 부지깽이나물과 명이나물, 그리고 더덕을 주로 재배하고 있었다. 도로 시설이나 식물에서도 울릉도 지질과 토양의 특성이 잘 드러나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비가 많이 오는 울릉도의 지형과 지질의 특성상, 내린 빗물을 머금었다가 뿜어내는 용출수는 주민들의 식수이자 수력발전소의 수자원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탐방객들이 탄 버스가 퉁구미 터널 앞에 멈춰 서서 신호를 기다렸다. 양방향 단선 차로라서 터널 안에서는 교차운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호에 따라야만 했다. 깎아지른 절벽 틈새에 자생하는 울릉도 향나무(석향)들의 생명력이 보는 이들을 감탄케 했다. 육지에서 아주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마가목을 울릉도에서는 가로수로 조성해 놓았다. 도로변 하얗게 핀 마가목 꽃숭어리가 함박웃음으로 탐방객들을 맞아 주는 듯했고, 수백년이 되었음직한 아름드리 소나무들의 호위를 받고 있는 태하리 성하신당은 더욱 영검스럽게 느껴졌다. 한편 좁고 가파른 지형과 지질의 특성 때문인지 무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옥색 바다와 기암절벽이 어우러진 해안도로를 따라 마침내 나리분지에 도착했다. 60만평이나 되는 분화구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만 해도 신기했다. 나리분지에는 울릉도 개척 당시의 주거 양식을 알 수 있는 투막집과 너와집이 있었다. 투막집은 억새를 발같이 엮어서 매달아놓고, 말아 올렸다 내렸다 하며 출입구로 이용한 점이 독특했다. 육지의 들판처럼 넓게 펼쳐진 나리분지의 밭에는 주로 울릉도 특산물인 명이나물(산마늘)과 부지깽이나물, 마가목을 재배하고 있었다. 나리분지와 알봉 생태둘레길, 성인봉을 탐방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도동으로 되돌아왔다. 4시간 정도 걸린 버스투어를 통해 울릉도의 지질과 식물, 주민의 생태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무척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 생태계의 보고인 나리분지의 알봉모습.


◇비경을 거느린 행남 해안산책로

버스투어를 마친 뒤, 울릉도 둘레길인 행남해안산책로를 탐방했다. 도동에서 행남등대까지 2.6㎞의 산책로는 에메랄드빛 바다를 낀 기암절벽과 해식동굴 등 천혜의 절경으로 이어져 있는 해안둘레길이다. 왕복 두 시간 동안 입을 다물 겨를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길이었다. 해안일주도로가 올 연말에 완공되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울릉도를 찾을 것 같다. 탐방객 수가 늘어나 ‘신비의 섬’ 울릉도의 생태계가 파괴될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1박 2일 간의 울릉도·독도 여행, 출발할 때의 설렘과 그리움이 감동과 힐링으로 바뀐 동창생들의 만면 가득 웃음이 배어 있었다.

/박종현(시인·경남과기대 청담사상연구소 연구원)


울릉도 개척당시의 주거지인 투막집
울릉도 개척당시의 주거지인 투막집.
 
해식동굴 안으로 나 있는 산책로2
해식동굴 안으로 나 있는 산책로.
해식동굴 쪽에서 바라본 행남해안산책로
해식동굴 쪽에서 바라본 행남해안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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