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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포럼]풀뿌리 지방자치를 찾아서윤창술(경남과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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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3  23: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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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가 끝났다. 지방선거는 지방선거다워야 하는데 중앙정치의 축소판으로 바뀌면서 정당만 보고 찍는 깜깜이 선거로 전락했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지방분권 개헌 무산과 정당공천제 폐지 무산이다. 
 
먼저, 각 정당의 당리당략으로 인해 지방분권 개헌이 무산되면서 지방정부의 자치재정권과 자치입법권 및 주민자치권의 근거를 확보하는데 실패했고 그 여파로 중앙정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선거가 치러졌다. 둘째로, 만악의 근원이라고까지 비판받고 있는 정당공천제가 여전히 유지되는 상황에서 치러진 이번 선거 역시 중앙당의 대리전 성격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남북미 회담이라는 대형 이슈가 지방선거 쟁점을 압도하며 일찌감치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어버렸고 여당 독주 판세가 고스란히 결과로 나타났다.

이 참에 짚어 봐야 할 것은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의 실현, 즉 지방자치의 의미를 찾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느냐이다. 지방자치라는 붕어빵에서 ‘지방=팥’을 채워 넣는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 이의 실현을 위해서는 지방분권의 불씨를 계속 살려나가야 하고 지방선거 관계법령을 고쳐 나가야 한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먼저 지방분권 개헌에 다시 시동을 걸되 그 작업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관계법령의 제·개정을 통해서라도 당초 대통령의 개헌안에 담겼던 자치재정권과 같은 자치 분권 철학을 구현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아울러 지방선거제도와 관련된 제반 법령도 정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초지방의원의 선거구와 관련, 이번 지방 선거를 앞두고 4인 선거구를 쪼개 2인 선거구로 만드는 등 거대 양당 독식의 2인 중선거구제로 변질시키는 바람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소수정당의 후보들은 거의 당선되지 못했다. 지방선거에서 거대 양당이 표를 싹쓸이하면 소수정당은 설 자리가 없어지므로 생활밀착형 풀뿌리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변질된 중선거구제는 정당공천제와 서로 맞물리면서 지방선거를 중앙선거로 더욱 예속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제는 기초지방의원 선출에 대한 선택권을 지역 주민에게 돌려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아울러 기초지방의원의 비례대표제나 교육감선거 방식 등과 관련된 공직선거법과 기타 지방선거관련법안의 정비가 대폭 이루어져야 한다. 오래된 낡은 집을 고칠 때 전면적인 재건축을 해야지 단순한 도배에만 그쳐서는 곤란하듯이 말이다.

이의 실행과 관련하여 민선 7기 당선자들의 역할이 중요함을 축구의 논리를 빌려 강조해 본다. 최근 여름밤을 달구고 있는 월드컵 경기를 관전할 때 국민 거의가 전문가일정도로 축구식견이 높다보니 왜 제대로 된 선수를 뽑지 않았느냐, 감독 전술은 왜 저것밖에 안되는가, 왜 선수기용을 제대로 하지 못했느냐 등을 매섭게 따진다. 이는 궁극적으로 ‘축구팬들의 높은 식견이나 기대만큼 선수와 감독진은 왜 부응하지 못하나’의 문제로 귀착된다. 경기는 실제 선수들이 하고, 그 선수들의 컨디션 체크와 경기 흐름을 조율하는 것은 감독진의 몫이기에 사실 축구팬들은 한 켠 비켜나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선수와 감독진이 제 역할을 해 주어야 좋은 경기가 가능하듯이 실질적인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의 확보 작업을 해 나감에 있어서 민선 7기에 당선된 단체장과 광역의원 및 기초의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자기개혁이 동반되지 않는 개혁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 또한 현재의 정치구도상 협치없이는 개혁 없다. 부디 4년 뒤에 치러질 민선 8기의 지방선거는 주민밀착형 생활자치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제대로 된 지방선거가 되어 그 지방 특유의 정책공약과 인물이 주도하는 풀뿌리민주주의가 실현되길 바란다.

윤창술(경남과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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