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변화 1
[객원칼럼]변화 1
  • 경남일보
  • 승인 2018.07.02 10: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세재(국제마인드 교육원 교육위원)
오세재


누구나 변화를 꿈꾸지만 쉽지가 않다.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변화의 원천이 마음이라는 것을 알면 쉬워지고, 길이 보인다. 사람의 변화는 내부에서 시작된다. 코끼리의 말뚝이론이 있다. 새끼 코끼리가 말뚝에 묶여서 통제된 삶을 살다보면 어른 코끼리가 되어서 말뚝의 밧줄을 얼마든지 끊고 다닐 수 있어도 밧줄에 묶여 산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보면 코끼리는 생각보다 영리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태국에 가보면 그림을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서커스를 하는 코끼리를 본다. 심지어 1~2년 전에 자신에게 돌을 던진 어린이의 얼굴까지도 기억하고, 기회가 되면 공격을 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좋은 기억력 때문에 자신의 과거를 잊지 못하고,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작은 말뚝에 묶여 사는 것이다.

필자는 42살의 나이에 대안학교 교장으로 부적응학생들을 교육청에서 위탁받아 12년을 가르쳐왔다. 중학교 성적이 최저인 학생들, 공부를 포기하고, 의자에 앉아있는 것조차 힘든 학생들이 필자의 학교에서 2~3년이 지나면 대부분 대학을 진학하고 심지어 유학을 가는 학생들도 생겼다. 교장으로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학생들의 생각을 바꾸어주는 일을 한다.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은 부모나 교사들도 그 학생이 공부를 못하는 것을 알지만, 본인은 더 깊이 알고 있다. 말뚝에 묶여 자란 코끼리처럼 나는 공부를 못해. 공부가 안 돼. 취미가 없어. 그런 생각에 잡혀 있다. 그 생각을 마인드 교육으로 바꾸어준다. 그 때 자신의 형편과 한계를 극복한 다양한 사례가 등장된다. 내가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 했구나. 취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야 되는지를 몰랐구나. 등 어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알게 되면, 공부는 해 볼만 한 것이 된다. 그리고 바로 마인드교육 적용에 들어간다.

하루100개의 영어단어를 외우게 한다. 처음에는 다들 안 된다고 하지만 도전하고 마인드 교육이 이어지면 학생들은 거짓말처럼 하루에 100개의 단어를 외우게 된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면 다들 공부에 대해 자신감이 생긴다. 그 다음은 의자에 앉아 있는 습관을 만들어 주고 질문하는 법도 가르친다. 그렇게 일 년쯤 가면 본인도 놀라고 부모도 놀라는 좋은 성적표를 받게 된다. 또 봉사활동과 극기훈련, 학예발표회 등을 통해 자존감을 갖게 하면 3년 후에 아이들은 확 달라져 있다. 변화는 ‘나도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는 마음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아프리카에서 장가를 가는 청년은 아내를 얻기 위해 장인 집에 암소를 한 마리를 지불한다. 그것은 아내를 잘 키워준 감사의 답례이기도 하지만, 아내를 고생 안 시킬 수 있는 그만한 가장의 능력이 있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어떤 청년이 아내를 얻기 위해 암소 9마리를 끌고 갔다. 장인이나 아내 모두가 과분한 대우에 놀랐다. 사람들은 너무 비싼 값을 치른 것이 아닌지 의아해 했다. 그리고 10년 쯤 지났을 때, 그 아내는 암소 9마리 값의 이상 가는 훌륭한 아내가 되어 있었다. 그 변화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먼저 아내의 생각이 바뀌었다. 나는 암소 9마리의 가치가 되는 훌륭한 아내구나. 밤낮으로 공부를 하고, 배우고, 남편을 내조하면서 남편에게 꼭 필요한 아내가 된 것이다. 지금 내 눈으로 보는 아내야 어떠하든지, 아내에게 ‘당신이 세상에서 최고야’라고 불러준다면 아프리카 사례처럼 그렇게 될 것이다. 교육자와 가족, 그리고 우리 모두의 눈이 바뀌어야 한다. 문제아로 보지 말고, 크게 될 학생으로 보고 대하자. 문제아는 어디에도 없다. 다만 그렇게 보는 사람이 문제다.


오세재(국제마인드 교육원 교육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