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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군 대체 복무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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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5  18: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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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신문을 보다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라는 말을 들었다. 이들에게 대체 복무의 기회를 열어 주어야 한다는 법원 판결 이야기도 들었다.

30년도 더 된 시절 나는 군 복무를 했는데 함께 입영된 훈련병 중에 모 종교인이 있었고 그는 ‘양심에 따라 총을 들 수 없다’는 이유로 군법에 회부되어 재판을 받는 것을 방청한 일이 있다. 변호인은 그를 배려해 훈련을 받는 대신 총을 들지 않고 취사병이 될 것을 권했지만, 그것마저도 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 요즘 표현으로 정말 어이가 없었다.

신라의 신사인 화랑들에게 원광법사는 세속오계를 만들어 주었는데, 그 중에서 불살생(不殺生)이라는 불교의 윤리에 따라 살생유택(殺生有擇)이라는 덕목을 만들어 주었고 더불어 임전무퇴(臨戰無退)라는 덕목도 만들어 주었다. 필요하지 않다면 개미새끼 한 마리도 죽이지 말라고 했지만, 나라가 외세의 위협이나 침략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는 목숨을 걸고 적을 무찔러야 한다는 것이 임전무퇴이다.

세상에 나라 없이 사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국가로부터 나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 받고 있으면서 정작 국가를 위해 복무의 의무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논리이다. 이들이야말로 아나키스트(anarchist)가 아니겠는가. 국가를 수호하겠다는 의지는 없으면서 국가의 혜택에는 무임승차하겠다는 논리가 정말 양심에서 나온 것이란 말인가.

어쨌거나 법원에서 이들의 대체 복무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으니 공법에 따라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정식으로 군 복무를 하는 사람들과의 형평성이 맞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육군 21개월, 해군 23개월, 공군 24개월을 복무해야하며 공중보건의 제도가 있는데, 이들은 연고지에서 벗어나 병원이 없는 오지에서 3년 이상 복무를 하고 있다. 현역병의 복무기간보다 훨씬 긴 시간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들에게도 상응하는 복무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군복무를 대신 하여 도서벽지 등에서 봉사를 하게 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요양원에서 3년 이상 정도는 복무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사회통념상 다른 사람들에 비해 불평등하거나 상식에서 벗어나서도 안 될 것이며 나라에서 주는 혜택은 100%받고 정작 개인의 의무는 다하지 못하는 사례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종교도 사람 사회의 일이다. 사회를 벗어나 살 수 없듯이 사람의 도리나 의무를 다하지 않고서는 이 사회에서 떳떳하게 살 수는 없을 것이다.

 
이창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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