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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 플러스 <199> 산청 꽃봉산
최창민  |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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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5  21: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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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n20180701함양꽃봉산 (54)
소나무



꽃봉산 만큼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산이 있을까.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산청부근을 지날 때 경호강 옆에 보이는 산이 꽃봉산이다. 236m의 낮은 시선에다 꼭대기에 팔각정이 있어 눈에 잘 띈다. 과거 한자 꽃화(花)를 써 화봉산, 화점산이라고도 불렀다.

대전 중구 침산동의 방아미마을에도 232m높이의 꽃봉산이 있다. 산봉우리가 기묘하고 꽃이 많이 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이 외 북한지역의 평남 안주시 상서리, 평양시 강동군 송가노동자구, 황남 삼천군 수장리, 황북 신계군 지석리에 각각 꽃봉산이 있다 한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꽃봉산(731m)은 함양군과 산청군의 경계에 위치한다. ‘한국의 피사탑’으로 불리는 지리산 공개바위에서 500여m떨어진 지점이다. 거창 현성산의 별칭 ‘하늘바라기’를 예쁜이름이라고 한다는데 이를 능가하는 것이 꽃봉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산 8부 능선에 있는 공개바위는 신비로움 그 자체이다. 자동차만한 공깃돌바위 5개가 삐딱하게 차곡차곡 쌓여있는 모습이다. 중력에 반하는 위태로운 형태인데 그 아래를 지날 때는 행여 무너지기라도 할까봐 서늘한 느낌이 든다.

인위적으로 쌓은 듯 보이지만 크기와 바위의 무게로 봐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기에 등산객 뿐 만 아니라 일반인도 이를 보기위해 부나비처럼 몰려든다. 인근 3∼4km지점에는 지리산 마지막 여자 빨치산 정순덕이 은거했던 함양 독바위도 있다.

함양 임천 변 동강리 기점 지리산 둘레길 코스에서 정상에 올랐다가 돌아나오는 구간이 널리 알려져 있으나 길이 선명치 않은데다 험한 구간이 있어 권하기가 꺼려진다. 명산플러스팀은 산청 방곡리 오봉계곡 입구 가현교에서 임도를 타고 공개바위를 거쳐 꽃봉산에 올랐다.

 

   
등산로:오봉계곡 가현교 옆 민가→임도→갈림길 1→콘센트 민가→갈림길 2→법진암→공개바위→함양독바위 꽃봉산 능선→771봉→천상바위 갈림길→꽃봉산(반환)→공개바위→가현교 회귀.



오전 10시, 등산로 초입은 산청군 금서면 방곡리 가현교이다. 함양 산청사건 추모공원 앞을 지나 2km지점에 있다. 가현교 옆 민가 뒤편을 돌아 임도에 올라서면 본격적인 산행코스이다. 그냥 임도를 따르면 된다.

가로수인 단풍나무에서도 고로쇠 수액이 나오는지 나무 바로 아래에 수액을 받을 수 있는 검정색 호스가 빨대처럼 길게 늘어져 있다.

   
 
   
 


임도를 따라 30여분 정도 오르면 왼쪽 산으로 향하는 길과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첫 갈림길이 나온다. 이 일대는 산양삼 재배지여서 길 외에는 들어가지 말아야한다. 곧이어 오른쪽 개울 위를 지나 200m정도 더 진행하면 작은 콘센트로 지은 민가가 나온다. 수년 전에 왔을 때 터파기공사를 하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민가가 앉아 있다. 취재팀을 본 개 한마리가 요란하게 짖는 통에 발걸음을 재촉해야했다. 임도에 걸친 낡은 SUV차량은 움직인 지 오래됐는지 바퀴가 땅을 파고있었다.

다시 200m걸어서 나타나는 갈림길 2, 다행히 이번엔 ‘공개바위 1km’ 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어 길을 염려는 없다. 이때부터 산새소리 바람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 길을 바삐 올라야한다. 계곡 물소리가 가깝게 들릴때 쯤 눈앞에 암자가 나온다. 법진암인데 오지인 탓에 건물을 지을 때 적지않은 비용을 들었을 것 같은 모습이다. 지붕 아래에 태양열전지판이 붙어 있고 마당에는 자동차가 서 있다.

암자 주변에는 산에서 굴러 떨어졌는지 집채 만 한 바위들이 조경석처럼 자리를 잡고 있다. 그냥 바위가 아니라 담쟁이 넝쿨이 잔뜩 달라붙어 있어 이색적이다.

 

   
 

 


암자 왼쪽으로 ‘공개바위’ 이정표가 붙어 있다. 정작 꽃봉산보다 공개바위가 대세임을 알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능선을 하나 넘고 개울이 흐르는 묵정밭과 집터를 지나 다시 산에 붙는다. 골프채를 지팡이 삼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스쳤는데 송이나 산삼 등 임산물을 채취하는 이들로 보였다. 이 지역엘 자주 다니는지 공개바위방향을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등성이에 올라서도 휴대폰이 터지지 않아 오지임을 실감케 했다.

 

   
숲속의 신비, 공개바위
   
 


 

11시 26분, 숲속에 신비, 공개바위가 모습을 드러냈다. 산청군 금서면 방곡리 산 176-1, 높이 755m지점이다. ‘공개’는 ‘공기’의 경남 서북부 방언. 산비탈에 승용차보다 큰 바위 다섯개가 탑처럼 차곡차곡 쌓였는데 높이가 10m가 넘어 보였다. 놀라운 것은 산 쪽으로 25∼30도 가량 기울어져 있는데도 넘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다시 한 번 자연의 신비로움을 실감한다. 꼭대기에 손이 닿는다면 한사람의 힘만으로도 무너뜨릴 수 있지 않을가 하는 용심이 생긴다. 시선에 따라 반달곰상과 남근석처럼 보인다. 굼벵이나 누에 모습을 닮기도 했다. 이러한데 전설이 없을 리 없다. 옛날 지리산 마고할미가 공기놀이를 하다가 심심했는지 그 공깃돌 다섯개를 쌓아 놓고 어디론가 가버렸다고. 2007년 9월 경남도기념물 제266호로 지정됐다. 할미가 언제 다시 공기 찾아 올날이 있을지…,

실제는 흙 속에 묻혀 있었으나 풍화작용으로 주변의 흙이 떨어져 나가고 현재의 모습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리학에선 이런 현상을 토르(tor)라고 한다. 작아 보였던 바위는 다가가면 위압감이 들 정도로 규모가 크다. 진주의 731산악회가 ‘한국의 피사탑’이라는 예쁜 간판을 설치해 놓았다.

공개바위를 뒤로 하고 80m된비알 끝 능선에 선다. 771m봉우리에서 북쪽 조망이 열린다. 엄천강으로 불리는 임천 인근에 지리산 둘레길이 지나는 동강리와 운서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그 너머로 법화산 삼봉산 서룡산 백운산, 더 왼쪽에 독특한 형상의 함양 독바위다.

산을 내려서면 다시 전망은 사라지고 햇볕이 들지 않는 숲 터널이 기다린다. 세번째 갈림길, 왼쪽은 천상바위로 해서 동강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낮 12시 12분, 731m높이의 꽃봉산에 도착한다.

 

   
 꽃봉산

이 산에는 재미있는 사연이 하나 있다. 731이라는 이름을 가진 지역의 산악회가 있는데 이는 중학교 7회, 고교 31회 졸업생들의 산악모임이라는 뜻을 가졌다. 이들은 얼마 전 의기투합했다. 그들의 산악회 이름과 높이가 같은 731m짜리 산을 수소문해 이 꽃봉산을 찾아냈다. 이어진 스케줄은 정상석을 제작해 산에다 세우는 일, 이를 위해 산행계획을 잡고 정상석을 회원들이 지고 올라가 고사를 지낸 후 터를 잡고 세웠다.

점심 겸 휴식 후 오후 1시 12분께 꽃봉산에서 반환해 나왔다. 당초 산길을 더 진행해서 오른쪽 능선을 타고 회귀하려 했으나 가려던 직진 방향 길이 넝쿨과 가시가 많은데다 길이 선명치 않아 가던 길을 멈추고 되돌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철조망도 쳐져 있어 삭막함마저 느껴졌다. 하산 길은 길바닥에 갑자기 나타난 쇠살모사 때문에 혼비백산한 것 말고는 편안한 산행길이었다. 3시가 안돼 가현교에 도착했다.

최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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