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달
-강인한
그네를 타고 싶다
그믐달의 양쪽 뿔에 줄을 매고
스르렁 슬렁 스르렁 슬렁
구름도 젖히고
가장 높은 하늘에 올라 바라보면
저 아래 산 너머 너의 집
책을 읽는지
편지를 쓰는지 골똘한 네가 보이고
그믐달에 줄을 맨 그네를 타고 싶다
네 이름이 생각 안 나지만
그네 위에서 너를 보고 싶다
하늘은 언제나 무한한 상상을 준다. 밤하늘은 더 그렇다. 우주선이 날아다니고 과학이 발달해 실체가 알려져도 매 한가지다. 특히 달에 관해서는 더 그렇다. 오래 전부터 우리의 서정 속에서 감성을 흔들었고 애환을 다독였다. 지극한 사람의 이름은 어찌 잊어버릴 수 있을까. 역설적 시적기법이다. 간직했던 연민과 현실 속에서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일수도 있다. 그믐달은 그 달의 마지막 밤이다. 살이 차면 또 초승달이 될 것이고 세상을 밝힐 것이다. 그래 저 산 너머 그대는 잘 계실까./주강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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