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41년 김상영 통영시 전 국장, 항해일지 출간
공직 41년 김상영 통영시 전 국장, 항해일지 출간
  • 허평세
  • 승인 2018.07.0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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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월 퇴직한 김상영 전 통영시 해양관광국장이 공직 생활 틈틈이 써온 글을 모아낸 공직 41년의 항해일지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교사가 꿈이었던 욕지도 섬의 구릿빛 소년이 1977년 욕지면에서 서기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41년간 통영군청과 통영시청에서 재직했다.

글은 섬과 바다 풍경을 비롯 친구들 그리고 가족사, 소소한 일상, 기억의 일면, 연수일지 등으로 구성했다.

섬과 바다 풍경에서는 동피랑의 미, 태풍사라와 매미, 사랑섬 예찬, 섬마을 콘서트가 들어 있는데 사라와 매미에는 어른들이 제일 두려워한 태풍 사라와 그 자신이 겪은 태풍 매미 이야기가 남겨 있다.

갓 건조된 대형선박이 도천동 해안가 모래톱으로 떠밀려왔던 일과 북포루의 붕괴는 그 자신의 개인사이면서도 통영시 공무원으로서 공공의 기록이 되기도 한다.

섬마을 콘서트에는 원량초등학교 6학년 당시 통영군교육청 관내 초등학교 합창대회에서 1등을 해 경남대회(마산)에 갔을 때 유난히 이상했던 풍금소리를 알고보니 피아노였다.

기억과 함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선생의 사량도 섬마을 콘서트와도 이어진다.

경남 36가 8087은 자신의 애마이자 가족의 막둥이였던 승용차에 대한 애정과 함께 한 추억, 육지처녀 입도기는 평생의 반려자인 아내 장연옥과의 만남과 고마움을 표현하고 30년만의 만남은 60년대 후반까지 재학생 수가 1000명에 달하던 원량초등학교가 이제는 100여 명밖에 안되는 현실과 먼저 간 친구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너무도 무서웠던 선생님에게 뒤늦게 고백하는 감사함이 묻어난다.

그리고 박경리 선생님과의 만남, 선생님 뵈러 가는 길에는 생전 박경리 선생을 만나기 위한 원주행과 박경리 선생님과의 대화, 고향 통영으로의 초청, 그리고 사후 통영에 모신 박경리 선생의 묘소에서의 말 없는 대화 속에서 박경리 선생의 문학관이나 고향 통영에 대한 마음을 돌아볼 수 있다.

김상영 전 통영시 국장은 “그해 친구 아버지께서 건네준 원서 한 장은 선표이자 나침반이었다. 뒤돌아보니 41년이다. 두 눈을 뜨고도 바르게 보는 일이 서툴렀다.

두 귀를 가졌음에도 잘 듣는 것이 장애였다.업무를 추진함에 있어 과연 시민과 어려운 사람의 편에 섰던가를 늦게나마 반문하게 된다”고 회고하면서 “그러나 이제 퇴직이 아니라 영원한 현직으로 남기 위한 새로운 선택을 할 것이다. 새로운 출항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평소 30~40년의 공직생활을 한 이들이 퇴임을 하면서 그간 모은 자료나 지식, 그리고 지혜를 후배들에게, 시민들에게 남기지 못하는 점에 대해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김상영 전 국장의 글이 또다른 퇴직자 그리고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는 이들이 책(기록)을 펴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허평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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