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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후 사우나 피하세요"서울의대, 103명 부검 분석 결과…사망 10명 중 8명이 음주 후 이용
연합뉴스  |  yunhap@yunh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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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9  18: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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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46)씨는 퇴근 후 술자리가 있었던 다음날이면 꼭 사우나를 찾았다. 잠깐이라도 사우나를 하고 휴식을 취하면 숙취가 해소되고 컨디션도 좋아졌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그랬던 그가 올해부터는 사우나를 끊다시피 했다. 지난해 한 송년회에서 만취한 후 사우나에 갔다가 처음 느껴보는 가슴 통증으로 호되게 고생한 이후부터다. 급성심근경색으로 판명돼 치료를 받은 후 건강은 나아졌지만, A씨는 지나친 사우나가 병을 일으킨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사우나는 건강에 여러가지로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

최근 핀란드 동부 지역에 거주하는 남녀 1628명(53∼74세)을 대상으로 15년에 걸쳐 진행한 연구에서는 사우나를 자주 할수록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우나가 혈압을 내리는 것은 물론 폐질환과 치매를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문제는 A씨와 같은 음주 후 사우나다. 전문가들은 음주 후 사우나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지적하지만, 국내에는 이런 위험성을 뒷받침할만한 데이터가 없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음주 후 사우나의 사망 위험성을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팀은 2008∼2015년 사이 시행된 사망자 부검사례 중 사우나 또는 찜질방에서 숨진 26∼86세 103명(평균나이 55세)을 대상으로 음주와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음주가 사우나 사망의 주요 위험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법의학 및 병리학 저널’(Forensic Science, Medicine and Pathology)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논문을 보면 이번 분석 대상자 103명은 모두 사우나룸에서 숨진 경우였다. 욕조, 탈의실, 샤워장 등에서 숨진 사례는 분석에서 제외됐다. 사망자는 남성이 88명(85.4%)으로 여성(15명, 14.6%)보다 훨씬 많았다.

사망자에 대한 부검 결과, 81명(78.6%)의 혈액에서 과도한 수준의 알코올이 검출됐다. 평균 알코올농도는 0.17%로 ‘술에 만취한 상태’인 0.1%를 넘어섰다. 이들이 사우나를 찾은 건 술자리가 끝난 후 3∼6시간이 지난 후가 대부분이었다.

사인으로는 13명이 사고사로, 82명이 자연사로 각각 분류됐다. 나머지 8명은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사고사는 고체온증과 급성 알코올중독이 각각 9명, 4명이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30% 이상이면 급성 알코올중독으로 본다.

자연사 중에는 급성심근경색증을 비롯한 허혈성심질환(40명)과 기타 심장질환(38명)이 대부분이었다. 연구팀은 국내 부검률이 2%에 불과하고, 사우나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져 부검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하면 이런 사망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유성호 교수는 “술에 취하거나 술이 덜 깬 채 사우나를 하면 알코올 대사가 더욱 빨라지고 뇌의 저산소증을 부를 수 있다”면서 “게다가 뜨거운 사우나와 같은 고열의 환경은 과호흡증후군을 유발하고 고온 환경을 피하기 위한 체내의 신호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사망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유 교수는 “만약 술 마신 다음날 음주 운전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숙취가 남아있다면 사우나나 찜찔방을 이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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