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더 이상 보수 가치 더럽히지 말아야
[경일시론]더 이상 보수 가치 더럽히지 말아야
  • 경남일보
  • 승인 2018.07.0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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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객원논설위원·수필가)
‘까불다가 한방에 훅 간다’더니 정말로 그들은 ‘훅’ 갔다. 내부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치열하게 다투더니 지난 총선에서 참패하고 마침내는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그래도 정신을 못차려 이번에는 지방선거에서 몰락해 나락으로 처박히고 말았다. 그들 입으로 한방에 ‘훅’ 간다고 했으면서도 보수의 가치는 온 데 간 데 없이 아직도 이전투구 중이다. 한 때는 절대가치이고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최고 최다의 정치집단이었다. 망가질대로 망가져 ’우리가 잘못했습니다‘라며 참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속내는 그런 것 같지가 않다. 보수를 표방했던 거대야당 자유한국당의 현주소이다.

세상이 바뀌면서 남북관계는 긴장에서 화해분위기로 바뀌었다. 남북의 수장이 회담하고 곧바로 미국과 북한이 평화를 화두로 자리를 함께했다. 휴전선에선 대북방송이 중지되더니 긴장완화의 조짐이 뚜렷해지고 남북교류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양상이다. 양 정치집단의 가치가 크게 달라 흔적지우기와 재평가,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으로 진행되고 있는 일단의 드라이브에도 그들은 달리 할 말을 잃고 있다. 아마도 다가오는 총선에서 또 한번 쓴 맛을 보고 이어 지는 대선에서 처절한 실패를 본 후에야 정신을 차릴 것이라는 항간의 소리는 그들의 귀밖에 있다. 비대위를 구성하려 해도 아무도 응하지 않는 것이 그들의 현주소이다.

권력이 보수에서 진보로 교체되면서 우리사회는 많은 가치의 충돌을 겪고 있다. 노동과 실업문제, 빈부의 갈등, 도농간의 심화되고 있는 현실문제, 무역전쟁의 해법, 재벌에 대한 개혁드라이브는 지난정권과는 해법이 극명하게 차별화되고 있다. 국민들은 대립된 가치 중 진보의 가치를 선택한 것이다. 한국당의 재건은 그러한 국민의 선택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새 출발하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무엇이 민심이반의 원인이 되었는지를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 밥그릇 싸움에 매몰되어 있는 사이 국민의 민심은 점차 이완되어 갔음을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변화의 중심에 있는 한반도정세와 가치의 기준이 보수에서 진보로 바뀌는 우리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기본이다. 현재의 집권여당이 끊임없이 추구해 온 결과가 국민의 신임을 얻은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 정신을 차려 지지를 받지 못하면 10년 후를 보장받을 수 없음은 명약관화하다.

국민들은 진보정권을 신임하면서도 절대로 일방적이지는 않다. 사회갈등과 대립적 요소가 많을수록 국민들은 ‘견제와 균형’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개혁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드라이브를 국민들은 원치 않고 있다. 일본과 미국이 호황 속에 외국의 근로자들을 불러 모으기 바쁘고 중국도 고도성장을 하고 있는데 유독 우리만 실업문제, 그 중에서도 청년실업의 심각성에 노정되어 있고 저출산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음 국민들은 피부로 실감하고 있다. 야당이 해법을 제시하고 정부와 균형을 이루며 국가경영의 끈을 조여야 하는데 저 모양이니 애가 탈 노릇이다.

자유한국당의 살 길은 지난 시절 가치를 되돌아보고 이제는 새로운 가치를 찾아 나서야 한다. 진보와 가치를 다툴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신임을 얻을 수 있는 길이다. 파벌과 인맥중심의 진부한 아젠다에서 벗어나 이제는 민생을 챙겨야 한다. 그 출발점은 처절한 자기반성이다. 국민들은 아직도 보수를 버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정권이 바뀐지 1년이 넘었는데도, 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았음에도 자유한국당은 지금도 그로기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이래저래 국민만 불쌍해 졌다.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보수의 가치를 더럽히지 말아야 한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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