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신항(新港) 운영 이대로 괜찮은가
[기획]신항(新港) 운영 이대로 괜찮은가
  • 이은수
  • 승인 2018.07.0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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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왜곡된 신항명칭 갈등 부른다
 

창원시 진해구 웅천·웅동해면 및 부산 가덕해역을 아우르는 신항(항만)은 44개 선석 규모로 연간 컨테이너 3000만TEU 처리능력을 갖췄다. 신항 실적은 부산항 5개 항중에 단연 최고로 전체 운영실적의 2/3를 자랑한다. 특히 창원시의 면적은 신항 전체 면적의 70%가 넘는다. 하지만 부산신항 등 왜곡된 명칭 사용 및 부산중심의 신항 운영이 지속돼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본보는 3회에 걸쳐 신항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헷갈리는 신항 명칭=신항 명칭이 도로표시판 등에 제각각으로 사용돼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신성장 지역으로 주목받는 창원시 진해구 용원과 부산시 강서구 일대는 신항과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위치해 있다. 현재 이 일대 도로표시판에는 국가항인 신항의 명칭이 창원과 부산지역에서 서로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강서구 신항로와 신항남로 일대에는 부산신항CFS, 부산신항국제터미널 등 부산신항 명칭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반면 길 건너편 창원(용원)지역은 ‘신항(창원)’이란 명칭을 사용중이다. 인근 남해고속도로(부산방면) 이정표에는 ‘부산항 신항’으로 표기돼 운전자들은 “어느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혼란스러워 했다.

◇지속되는 신항 명칭 갈등=경남과 부산은 ‘신항’ 명칭 문제를 두고 이견을 보여 왔다. 명칭 논쟁은 1996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해양수산부가 신항 개발을 추진, 가덕신항만 기본계획을 고시하면서 불거졌다. 창원(진해)땅과 바다가 대거 들어갔지만 명칭에는 창원(진해)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으면서 반발을 샀다. 경남도는 이듬해 2월 ‘부산(가덕) 신항만’을 ‘부산·진해신항만’ 으로 명칭변경을 요구했다. 이에 부산시는 부산 신항만을 고집해 양 지역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경남에서는 2005년 12월 마산공설운동장에 5만명이 모여 ‘신항명칭 무효촉구 경남도민 총궐기대회’를 갖기도 했다. 양측의 기 싸움은 2005년말 국무총리 주재 관계장관 회의에서 ‘신항’으로 명칭을 확정하면서 일단락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신항이 계속 발전하면서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부산신항이란 용어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이에 반발한 창원에서도 ‘창원’ 명칭을 넣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문제는 경남도의회에서도 제기됐다. 정판용 전 도의원은 “포털사이트 등에는 모두 ‘부산 신항’으로 소개하고 있고, 학술논문에도 부산 신항으로 인용한다“며 ”마치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며 세계 온갖 지도 등을 점거해 나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신항명칭 올바른 사용은=현재 부산항에는 신항뿐 아니라 북항, 남항 다대포항 등 5개 항이 있다. 신항은 부산항의 하위항 명칭이다. 따라서 고유명사인 신항을 사용해야 하지만 본보 확인 결과, 해양수산부는 ‘신항’이 아니라 ‘부산항 신항’이 공식 명칭이라고 답변했다. 부산시도 ‘부산항 신항’이 맞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2005년 12월 국무총리실이 정한 ‘신항(영문:Busan New Port)’이란 명칭에 배치된다. 당시 정부는 경남과 부산이 명칭문제로 싸우자 결국 새로운 항만이라는 뜻의 신항으로 정했지만, 이후 부산을 중심으로 부산신항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가 한글은 신항으로 하면서도 영문은 ‘Busan New Port’로 하면서 갈등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다. Busan New Port는 부산항 신항을 뜻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부산시는 이를 액면 그대로 부산 신항으로 사용하면서 경남(창원)의 반발을 사고 있다. 창원땅과 바다 71.4%(434만4000평: 부두 24선석 154만3000평·항만배후부지조성 280만1000평)를 사용하면서 창원 지명하나 안들어가는 것이 말이 되냐는 것이 창원지역 반론이다. 창원시는 지난해 9월 정책토론회를 개최해 ‘신항(창원)’명칭을 적극 사용하기로 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의 경우 부산 면적이 경남보다 많지만 부산과 진해 명칭을 각각 넣고 있다. 이에 수협중앙회 경남본부 정민식 팀장은 “영어로 ‘Busan New Port’라고 사용하고 있는데도 한글까지 부산 일변도의 신항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양지자체의 상생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올바른 신항 운영은 잘못 사용하고 있는 명칭을 바로 잡는데서부터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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