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진주 땅의 기운을 살리자
[기고]진주 땅의 기운을 살리자
  • 경남일보
  • 승인 2018.06.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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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기
백두대간을 따라 내려온 백두산 기운이 남덕유산에서 동과 서로 각각 400리를 달려와 덕유산 물인 경호강과 지리산 물인 덕천강을 만나 이룬 남강을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대봉산과 망진산이 마주보며 산태극수태극의 최상의 기운을 지닌 진주 명당을 태동시켰다.

그래서 선인들은 봉황(덕유산) 기운을 받고 내려온 주인인 대봉(비봉산)이 서쪽의 호랑이(숙호산)와 남쪽의 용(망진산)이 서로 대치하는 가운데 남강가의 진수성찬(진주성 안산)을 즐기고, 동쪽들에서는 학(선학산)이 춤추며, 저만치 호위병(월아산)이 주인을 지켜주는 생기 충만한 땅이라고 믿고 살아왔다. ‘북평양 남진주’라는 한반도 최고의 명당으로 큰 인물들을 배출해왔다.

조선조 태조의 현비 진주 강(康)씨의 내향으로 한양에 대별되는 ‘진양대도호부’의 특별시로 명명됐으나 왕권다툼에 희생되면서 진주 강(康)씨 가문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생기가 약화되었다.

대봉산 정상의 봉암바위 파괴, 대룡골 황새 터 명당의 훼손, 봉황을 삶아 죽이는 가마못과 날개를 자르는 사촌고개와 말티고개의 도로개설로 주인을 쫓아내고 비봉으로 개명했다.

하지만 가장 안타까운 것은 근래 땅기운을 크게 약화시킨 자멸행위이다. 진주 땅의 명당수를 썩게 만든 나불천 복개, 혁신도시 건설시 생기보전 제방인 호탄지역 산자락을 깎아 기운을 흩어지게 하는 중대한 과오를 범하고 말았다. 또한 대봉의 품을 파헤쳐 건물을 짓고, 산 능선을 연결한다는 거대한 철제교량과 도동지역 생기처인 선학산 정상에 철근콘크리트 전망대를 설치한 것은 일제 쇠말뚝에 분개했던 한국인이라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필자는 이 지역 민선지도자들의 잘못된 개발행위로 인한 불행을 수차례 예견했다. ‘인걸은 지령’이며, ‘땅은 거짓도 용서도 없다’는 위대한 진리 위에 지도자들이 자초한 불행을 너무 안타깝게 생각한다. 앞으로는 진주 명당에 큰 오점을 남기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미약한 기운의 인간이 도시 자연의 위대한 질서를 훼손함으로써 그 땅에 사는 많은 시민들에게 나쁜 기운을 미치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진주의 발전을 위한 개발은 진주 땅이 지닌 생기를 더 이상 약화시키지 않는 지모사상에서 부터 출발해야 함을 지도자는 물론 시민들도 바르게 인식하고 실생활에 활용하기를 기대한다.

이춘기(보금자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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