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연구개발특구와 남북교류협력의 길
[경일시론] 연구개발특구와 남북교류협력의 길
  • 경남일보
  • 승인 2018.07.1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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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연간 약 20조에 달하는 과학기술 관련 연구개발예산을 중앙정부에서 집행하고 있다. 연구개발특구란 수행한 연구개발 결과인 특허와 기술을 해당 연구자나 기관 혹은 개인의 컴퓨터나 SCI급 논문에만 남기지 말고 적극 활용하여 창업을 하거나 기업에 이전시키고 사업화를 촉진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기술융복합 콤플렉스, 일종의 공공기술사업화 촉진지구를 말한다. 특구는 기술개발자가 소속된 대학이나 연구기관의 인근에 있어야 된다. 그래야만 첨단기술개발 과학자들이 수시로 기업현장에 가서 자기가 개발한 기술을 시운전하며 시제품을 만들고 보완하다가, 다시 연구소로 빨리 복귀하여 또 다른 기술개발에 임하게 된다.

연구특구의 가장 큰 핵심은 그러한 기초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대학이나 연구소이고 과학인이다. 기관들을 중심으로 일정한 반경 내에 사업화 촉진이 가능하도록 부지를 조성하고 개발한 교수나 연구자 등 첨단과학기술인이 주도하여 기술사업화 생태계를 만들자는 취지이다. 그래서 이 연구특구는 지역혁신체계(RIS)의 대표적 사례이자 혁신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도내에는 연구를 전담하고 우수한 인적자원을 보유한 중핵기관이 많다. 한국전기연구원, 재료연구소, 세라믹기술원, ADD 창원센터, 생산기술원 뿌리기술지원센터 등의 연구기관과, 경상대, 창원대, 경남대, 경남과기대 및 인제대와 같은 우수 대학이 대표적이다. 이런 혁신기관들에서 매년 생산하는 창의적인 연구개발 실적은 경남도나 국가 전체의 엄청난 자산이 된다. 결과물을 이용하여 지역에 안착시키고(벤처창업), 기존 기업육성과 발전에 기여케 하는(기술이전과 사업화) 것은 지식기반 4차산업혁명기 동안의 지역발전의 요체인 셈이다.

약 10여년 전부터 대전의 대덕에서 시작하여 최근에는 전주시까지 모두 다섯 군데 지정되어 있다. 대전, 광주 및 대구는 해당 지역의 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조성되어졌다지만, 2010년 이후의 부산과 전주는 그러한 거대 연구시설 집적지가 없이 다분히 정치경제적 논리에서 지정됨으로써 부실과 함께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되곤 하였다. 그래서 현 정부는 중심부에 약 400여명 이상의 정예 과학인력을 갖춘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반경도 최대한 좁혀 강소연구특구를 조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새로운 기준에 따르면 경남도내에는 경쟁 가능성을 갖는 대상지를 제법 찾을 수 있다. 아울러 기존에 지정된 다섯 군데를 제외하고 전국 다른 시도지역들을 보면 특구지정을 위한 새로운 지침에 맞는 곳이 흔치 않다는 점도 경남으로선 다행이다.

차제에 우리 도는 정부지침에 따라 도내에 집적되고 특화된 분야 이외에 새로운 개념의 연구개발특구를 조성하여 발전시킬 필요도 있다. 지난 4·27판문점 선언에 의거, 남북교류협력의 가시화에 발맞추면서 동시에 북한의 희귀 원자재나 광물질을 활용하여 특구를 지정하고 육성하는 방안이다. 북한산 원재료를 생산, 반입하여 도내 연구시설에서 공동연구하고 신소재와 부품을 생산하여 세계시장을 선점해가는 전략은 최근 들어 힘이 부대끼는 도내 기계산업을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활성화시키고 소재와 부품중심으로 육성하면서 미래를 열자는 취지이다.

경남은 특구 지정을 위해 지난 수년 동안 힘든 과정을 겪었지만 실패했다. 배경에는 미래 경남발전에 대한 관심과 열의가 상대적으로 낮은 정치권도 한 몫을 하였다. 지식기반 미래사회에서의 과학기술은 산업화 시기의 도로, 항만, 철도라는 사회간접자본 이상의 역할임을 명심해야 한다. 연구개발특구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과학기술이 싹트고 성장하는 가장 근접한 통일시대의 미래공간임을 또한 기억해야 한다.
 
송부용(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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