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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칼럼] 21C 대한민국,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것을 잃어선 안돼이웅재기자
이웅재  |  woo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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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11  17: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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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재기자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소리가 만연하다. 국운 망친 구 정권을 바꾸면 되겠지, 그래서 새 정권이 들어섰지만 이 정권도 어제보다 나은 미래의 청사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아니 미래 청사진은 커녕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지 모르겠다는 소리가 공공연하게 나돌만큼 시국이 어수선하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남북관계 등 이 정권 들어 급발진 급가속하고 있는 메가탄급 정책을 마주하는 국민들의 시야는 혼돈의 연속이다. 하나하나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과 시장경제 자본주의의 근간을 뒤흔들 수도 있는 이들 정책은 ‘저녁이 있는 삶’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듯한 수사 ‘사람이 먼저’라는 문구 만큼이나 실체가 모호하다. 국가의 명운을 거머쥔 실세들이 국가의 명줄을 끊어 버릴 수도 있는 일들을 허투루 다루지는 않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로 추이를 지켜볼 뿐이다.

1980년대 대학에서 배운 상황이론(contingency theory)이 생각난다. 모든 상황에 적합한 유일ㆍ최적의 조직은 없다는 전제하에 구체적 상황에 따른 효과적인 조직구조나 관리방법을 찾아내고자 하는 이론으로 기억된다. 적자생존의 기업 생태계에서 안주하겠다는 것은 도태하는 것이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발전해야 한다. 이런 생태계에서 나온 상황이론은 환경에 적합한 조직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유기적 시스템과 최적의 선택을 당연시 하는 상황이론에 지금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을 적용해 보면 너무 맞지 않는다. 기업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규제에 적응토록 강제하는 행태가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소상공인들이 힘들다고 하소연이다. 서민이 힘들지 않은 때가 있었느냐며 다독이고 싶지만 ‘사람이 먼저’라는 인본주의(人本主義) 시절에 나온 말이다 보니 관심이 간다. 이들은 한달 기준 10일은 종업원 임금 주고, 10일은 가게세 주고, 나머지 10일 벌어 먹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그만 내려 놓고 싶단다. 오늘 힘들어도 내일의 희망이 보인다면 참고 살겠지만 현재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니 기대를 접어야 할 판이란다. 가족 친지 지인에게 빚 내서 작은 공장(가게) 차릴 때는 부부가 몇 년 노력하면 종업원도 늘리고 규모도 키울 줄 알았단다. 남부럽지 않은 규모의 공장을 갖추고, 주위에 진 신세도 갚고 노후도 편안해 질거란 생각에 새벽 출근 심야 퇴근이 힘든 줄 몰랐는데 지금은 언감생심 꿈도 못꾸게 됐단다.

필자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말할 때 ‘위험이 클수록 대가도 크다(high risk high return)’는 말을 종종 한다. 자기 재산 투자해서 사업하는 사람과 직장 구해 생활하려는 사람의 위험은 극명한 차이가 있다. 열에 한둘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자영업의 세계에선 이러한 위험이 피부로 느껴진다. 내 이웃 내 가족이 망해도 파편이 튄다. 혹시 조금 된다 싶으면 경쟁자가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선다. 제 살 깍아내기 피튀기는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다걸기를 한다. 살아남은 소상공인들의 흔적을 살펴보면 대동소이 이렇게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다.

일제강압과 6·25 전쟁 등 고난의 시기를 겪은 우리 부모들은 안먹고 안입고 안쓰고 오롯이 자식에게 투자했다. 이 자식들이 1970년대 조국 근대화의 기수가 돼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세계교역규모 10위권 진입과 국민 1가구 1차 시대, 전국민 해외여행 등은 이러한 선택의 성과다. 잘 먹고 잘 입고 잘 쓰다 보니 귀한 줄 모르게 됐고, 언젠가부터 우리는 지금 누리는 호사에 감사하지 않게 됐다.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열강들이 자국 이익 극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위기의 대한민국은 내부적 적폐청산에 다걸기하는 모양새다. 어려운 시기 대가족 시대는 선택과 집중으로 똑똑한 놈 하나 키워 집안을 일으켰다. 어려운 시기 대한민국은 잘 살아보자는 구호로 경제의 기적을 일구어 냈다. 과정의 선택과 집중을 결과론적으로 해석해서 폄훼하는 일이 더는 없었으면 한다. 세상에 대가 없이 공짜로 주어지는 것은 없다. 익숙함에 속아서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이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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