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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원 진주의 지리산과 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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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12  20: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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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식

‘지리산-남강-진주-남해바다’는 대정원 진주를 구성하는 핵심요소다. 진주는 남도 중앙에 위치해 정방향으로 굴곡을 내고 지리산과 남해바다까지 아우른다. 지리산의 수직성, 남해바다의 수평성은 긴장과 휴식의 정서를 낳는다. 백두대간 남쪽 지리산에서 다시 낙남정맥이 이어지고 내동면의 실봉산을 지나 진주를 감싸고 김해까지 뻗는다. 대정원이란 인공으로는 넘나다 볼 수가 없는 자연 스스로의 예술작품이다. 여기에 사람들이 일궈놓은 문화유산이 뒷받침 되어 ‘사람-예술-자연’ 세 가지 문화의 기본조건을 갖춰야 비로소 대정원의 도시가 이루어진다.

지리산은 고구마를 삶아 광주리에 담아 낸 넉넉한 어머니상이다. 우리나라 차이야기도 지리산에서 시작한다. 신라 흥덕왕 때(828) 당 사신으로 갔다 온 대렴 공이 가져온 차씨를 지리산에 뿌렸다. 당시 진주 연지사가 섰고 해상왕 장보고가 활동하던 시절이었다. 그 이전부터 이미 신라사회는 차를 즐겨 마셨다. 차수요의 증가로 다량 재배에 들어갔다. 그 유산은 지금도 지리산 인접 지역의 마을에서 찻잎을 따서 그늘에 비벼 말려 보관하며 가족의 감기몸살이나 소화불량 처방 약으로 쓴 홍차류 ‘작설차’에 녹아 있다.

지리산에는 선인들이 이상향으로 동경하던 청학동이 있다. 1970년대 중반 아인 박종한 선생을 중심으로 한 청학동 방문단에는 두 명의 여대생도 있었다. 일행은 촌장댁 호롱불 아래, 진지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그런데 밖이 너무 시끄러웠다. 두 여대생이 “하하호호”하며 웃음소동을 벌였다. 방문을 열고 보니 두 여대생은 각자 대빗자루로 별을 딴다고 폴짝폴짝 뛰면서 즐거운 비명을 내고 있었다. 정말 밤하늘의 별들은 청학동 마을로 쏟아져 내릴 것 같았다. 빗자루가 닿아 별을 딸 듯도 했다. 촌장집 마당은 한바탕 큰 웃음으로 가득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초가가 있고 농사지으며 그렇게 사람들이 살았다.

남강은 지리산의 이야기를 담아, 남녘에서 흐르는 덕천강과 북동 산록에서 발원하는 경호강을 받아 바다로 흐른다. 시내를 가로지르는 남강 수변지역은 자전거도로가 잘 나있다. 도로를 따라 생기를 돋우는 가로수 조경작업이 과거보다 세밀해지고 있으나 아직도 거칠다. 은행나무 전정 모습을 보라. 가로수가 아니고 나무 둥치로 만들어 놓는다. 지리산에서 남해바다까지 뻗은 남강을 따라 자전거도로가 연이어지고 가로수가 제 모습을 찾을 때면 대정원 진주는 ‘빛나는 보물 진주’가 될 것이다.

정헌식(한국차문화역사관 백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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