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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와 함께하는 토박이말 나들이(2)불볕더위, 무더위, 오란비
정희성  |  raggi@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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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12  22: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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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 이야기를 하면서 자주 듣는 말이 ‘장마’, ‘폭염’, ‘무더위’라는 말일 것입니다. 오늘은 이 말과 아랑곳한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날씨는 누구나 궁금해 하고 그렇기 때문에 날씨 이야기는 가장 쉬운 말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그런데 폭염이라는 말은 좀 어려운 말입니다. 말모이(사전)에서는 ‘매우 심한 더위’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한자 뜻을 놓고 보면 ‘사나울 폭’에 ‘불꽃 염’이라 이 한자만으로는 ‘매우 심한 더위’라는 뜻을 바로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말모이 뜻풀이 아래에 보면 ‘불볕더위’로 순화해 쓰라고 풀이를 해 놓고 있습니다.

말모이 풀이에 기대지 않더라도 불볕더위는 말 그대로 ‘햇볕이 불처럼 아주 세게 뜨겁게 내리쬘 때의 더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런데 날씨를 알리는 분들이 자꾸 폭염이란 말을 쓰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뜻을 바로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토박이말이 있는데 굳이 어려운 말을 써야 할까 생각해 봐봤으면 합니다. 이 글을 보신 분들이 날씨를 알리는 일을 하시는 분들에게 말씀을 해서 앞으로는 폭염이 아닌 불볕더위라는 말을 더 자주 듣게 되기를 바랍니다.

요즘처럼 비가 여러 날 오는 때를 ‘장마’라고 합니다. 장마를 한자로 ‘임우’라고 하는데 이 ‘임’자를 최세진이 쓴 훈몽자회에서 ‘오란비 임’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장마를 토박이말로 ‘오란비’라고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름철은 다른 철보다 습기가 많은 철입니다. 하지만 여름철 가운데 가장 습기가 많은 때는 언제일까요? 요즘 같은 장마철일 것입니다. 이처럼 여러 날 동안 비가 오락가락하기 때문에 그 동안에 느끼는 더위는 말할 수 없이 참기 힘들기도 합니다. 이런 장마철에 가장 어울리는 말이 ‘무더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무더위를 말모이에서는 ‘습도와 온도가 매우 높아 찌는 듯 견디기 어려운 더위’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풀이와 함께 ‘무더위’의 말밑(어원)을 보면 ‘무+더위’로 ‘무’는 ‘물’을 뜻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물기가 많은 더위, ‘물더위’로 말모이 풀이와 딱 맞아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장마가 끝난 뒤 7, 8월에 비도 안 오고 뜨거운 불볕더위가 이어질 때 일기예보에서 무더위라는 말을 쓰는 것은 알맞지 않겠죠? 앞으로 일기예보를 하시는 분들이 ‘불볕더위’와 ‘무더위’라는 말의 뜻을 잘 알고 알맞게 가려 써 주면 그것을 듣는 분들도 바르게 잘 쓰게 될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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