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폭 피해자 불안감 더 심해”
“한국 원폭 피해자 불안감 더 심해”
  • 김상홍
  • 승인 2018.07.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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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 아유미 일본 방사선 영향연구소 부장
▲ 히타 아유미 일본 방사선 영향연구소 부장


합천 원폭피해자들을 위해 일본 의료진이 건강검진과 상담을 하고 있는 합천군 문화예술회관 현장. 12일 이 곳에서 일본 원폭 전문 의사들을 만났다. 이들은 지난 10일부터 합천지역 원폭피해자 173명을 돌보고 있다. 대한적십자는 한·일 양국 정부의 위임을 받아 지난 2005년부터 원폭피해자 건강상담사업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 전문 의료진이 직접 합천을 찾아 원폭 후유증 등을 검사하고 상담한다. 이번에 방문한 일본 의료진은 히타 아유미(52)일본 방사선 영향연구소 부장과 내과 의사 4명, 나가사키 공무원 2명 등 모두 7명이다.

히타 아유미 부장은 “한국은 2번째 방문이다. 피폭 당하신 분들을 위해 상담하기 위해 왔다”며 “기본적으로 피폭 당한 어르신들이 직접 뵙고 건강 상태를 알아보고 있다”고 방문 목적을 밝혔다.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합천은 2차 대전 당시 징용 등으로 일본에 끌려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피폭 당한 원폭 피해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히타 부장은 “일본은 피폭 당한 후 바로 정부의 지원이나 원조가 있어서 빨리 치료를 시작하고 증상을 깊게 파고들 수 있었다”며 “하지만 한국은 피폭자들이 나이가 든 다음에서야 정부의 도움으로 치료를 하기 시작했다”며 합천과 일본 원폭 피해자들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번에 히타 아유미 부장과 같이 방한한 일본 의사는 원폭 병원, 대학 병원 내과 전문의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일본에서 원폭 피해자를 치료 경험이 풍부하여 합천 원폭피해자 진료와 상담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히타 부장은 3일간 280여 명을 상담했다. 그는 “병은 각자 다르지만 대부분은 어르신이어서 무릎, 허리가 아픈 분들이 많았다”고 했다.

특히 그는 “일본 피폭자들 보다 불안감, 걱정을 호소하는 한국 피폭자 어르신들이 휠씬 많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지 얘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히타 아유미 부장은 “비록 한국어를 잘 몰라 통역에 의존하지만 그들의 표정을 주의 깊에 살펴보며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들이 어떤 고통에 시달리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경을 초월한 건강상담이 원폭피해 어르신들에게 작은 도움이 된다면 정말 보람 있고 기쁜 일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합천 원폭피해자들은 적십자 건강상담사업을 통해 지난 2005년부터 5821명이 도움을 받았다.

김상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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