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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여행<74>대구 송해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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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16  23: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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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해공원 입구에 있는 송해노래비.

 

◇국민 MC 송해의 웃음이 밴 송해공원
오랜만에 처가에 들렀다. 일요일, 국민MC 송해가 진행하는 전국노래자랑을 시청한 뒤, 장모님을 모시고 대구시 달성군 옥포면 기세리에 있는 송해공원으로 갔다. 딸과 사위에게 피해를 줄까봐 주저하시는 장모님을 구슬려 함께 모시고 갔다. 차 트렁크에 휠체어도 실었다. 제3주차장 입구, 송해공원과 옥연지 둘레길 초입에 익살꾼다운 모습의 송해 마스코트와 함께 송해가 부른 노래 ‘나팔꽃 인생’의 가사를 새겨놓은 송해노래비가 있었다. 안 오시려고 억지를 부리시던 장모님은 송해 마스코트를 보는 순간, 반가웠든지 웃음보부터 터트렸다. 옥연지 둑으로 올라가는 길엔 야자매트가 깔려있었다. 아주 가팔라서 아내와 필자가 힘을 모아 미는데도 휠체어는 쉽게 움직이질 않았다. 고맙게도 탐방객 한 사람이 앞에서 당겨주자 겨우 둑 위까지 오를 수 있었다. 옥연지 무넘기 옆에 꽃목걸이를 목에 건 송해 선생 흉상이 역시 웃음 가득 머금은 채 우리를 반겼다. 한눈에 봐도 옥연지는 꽤 커 보였다. 아내는 장모님을 모시고 제방길을 따라 옥연지 동쪽으로 나 있는 둘레길로 가고, 필자는 옥련지 서쪽 능선길을 걸어가기로 했다. 무넘기 옆 인공으로 조성한 송해폭포를 지나 무넘기 위로 놓인 송해구름다리를 건너자, 옥연지 서쪽 둘레길과 능선길 두 갈래의 길이 나타났다. 갈 때는 능선길로 가고 돌아올 때는 서쪽둘레길로 오기로 했다. 소나무숲길을 따라 200여m 가파른 길을 올라가자 송해정 정자가 있었다. 훤히 트인 전망대가 볼만했다. 오르막길을 올라서자 완만한 능선길이다. 맨발로 걸어도 될 정도로 잘 닦여진 숲길이 소나무 그늘로 덮여있었을 뿐만 아니라, 능선을 타고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여름인데도 더위를 못 느낄 정도로 시원했다.

 

   
▲ 솔숲으로 나 있는 옥연지 능선길.


1시간 정도 솔바람이 불어오는 숲길을 걸어가자 능선길에서 옥연지둘레길로 내려가는 길을 만났다. 내려가는 길에 일제 강점기 때 금을 캤던 광산인 금굴과 편백림 삼림욕장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소중한 인연이 낳은 송해공원

옥연지 둘레길 옆 산기슭에는 아담한 주말농장이 하나 있었다. 때마침 주말이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주로 쑥갓, 상추, 고추나 가지 등 채소류를 심어놓았는데, 숫자로 표시한 농장 이름표들이 100여 개가 넘었다. 주말농장을 지나자, 바로 옥연지와 제1주차장 옆 송해공원이 나타났다. 공원 입구에서 다시 아내와 장모님을 만나서 잘 조성된 꽃길을 함께 걸었다.

왜 송해공원을 이곳에 세워놓았을까 하는 궁금증을 품고 있었는데 마침 공원 입구에 공원의 이름을 왜 송해공원이라 했는지에 대해 설명해 놓은 안내판이 있었다.


송해 선생은 1927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나 6·25전쟁 때 혈혈단신으로 남하선을 타고 부산에 도착했다. 본명은 송복희였는데, 배 위에서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이름을 바다 해(海)자를 바꾸어 남한에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고 한다. 이후 대구달성공원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할 때, 옥연지가 있는 기세리 출생의 석옥이 여사를 만나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다. 실향민인 송해 선생은 이곳 기세리를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수시로 옥연지를 찾아 실향의 아픔을 달래곤 했다고 한다. 힘든 유랑생활과 함께 인생 1막 2장의 서막을 올린 곳이기도 한 이곳, 젊은 시절 고난과 함께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한 정신적 고향이기도 한 기세리, 사후에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옥연지가 보이는 이곳 산기슭에 묏자리도 마련했다. 달성군은 달성의 명예군민이자 홍보대사이며 처가동네란 인연을 귀하게 여겨 국민MC 송해 선생의 이름을 따서 이곳 옥연지 일대를 대구의 대표적 힐링공간이자 랜드마크로 조성하여 송해공원이라고 명명하게 되었다고 한다.

   
▲ 옥연지 위에 가로놓인 백세교와 백세정.


지금까지 휠체어를 전담한 아내 대신 필자가 장모님을 모시고 다녔다. 물을 안고 돌아가는 물레방아와 그 곁에 디딜방앗간을 보시면서 옛추억에 잠기신 듯 몹시 흐뭇한 표정을 지으셨다. 공원과 저수지가 닿은 경계선에는 풍차가 멋있게 돌아가고 있었다. 연인들이 함께 걸으면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된다는 하트터널과 물 위로 세워놓은 아리송해다리와 백세교를 걸을 때, 햇살은 따가웠지만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더위를 모두 수면 위 잔잔한 물살로 바꾸어 놓은 듯 상쾌한 기분마저 들었다. S자 형태의 태극문양을 형상화하여 만든 백세교의 가운데는 멋있는 백세정 정자가 우뚝 서 있었다. 때마침 주말 오후에 하는 힐링콘서트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관객들은 겨우 대여섯 사람 정도였지만 두 남녀 가수가 함께 진행하는 흥겨운 콘서트에 함께 동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필자는 장모님께서 좋아하시는 ‘처녀뱃사공’과 ‘내 나이가 어때서’란 노래를 특별히 부탁 드렸다. 휠체어에 앉아계시던 장모님께서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어깨춤을 추기도 하셨다. 그 모습을 보니 필자가 더 행복해지는 듯했다. 처음엔 미안한 마음에 안 오려고 하시던 장모님도 그제사 오길 정말 잘했다며 고맙다는 말씀을 건네셨다. 자신의 행복을 위한 행위에서도 힐링을 느낄 수 있지만,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 또한 큰 힐링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남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힐링이다
옥연지둘레길인 서쪽데크길을 따라 제3주차장으로 향했다. 나무데크길과 야자매트길을 걸어 담소·실소·폭소·박장대소전망대를 차례로 지나왔다. 점점 더 큰 웃음과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전망대를 배열해 놓은 것이 무척 인상 깊었다. 시설물 전체가 송해란 이름이 들어가거나 송해의 직업인 코미디언의 특성을 잘 살려 놓고 있었다. 옥연지 호수 풍경도 멋있었지만 곳곳에 설치해 놓은 마이크에서 들려오는 국민 MC 송해의 만담이 여름 더위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상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처음 출발했던 송해공원 제3주차장까지 5㎞의 길을 걷는 동안 즐거워하시는 장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큰 행복감과 힐링을 얻은 하루였다.

/박종현(시인·경남과기대 청담사상연구소 연구원)


 

사랑이 이루어지게 하는 하트길
사랑이 이루어지게 하는 하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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