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펫, 어린이 안전에 색을 더하다[3]
옐로카펫, 어린이 안전에 색을 더하다[3]
  • 김영훈
  • 승인 2018.07.17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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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주서도 이어진 옐로카펫의 노란 물결
<글 싣는 순서>
(1)아동이 안전한 마을, 그 시작은 옐로카펫
(2)주민이 한 뜻으로 만든 전국 첫 옐로카펫
(3)어린이 안전에는 너나없이 모두가 한마음
(4)걸음마 단계 ‘경남’…어떤 준비 필요한가 
▲ 부산 덕포초등학교에 설치 된 옐로카펫 모습.                                         김영훈기자

흔히 어린이를 어디를 튈지 모르는 럭비공에 비교하기도 한다. 그만큼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특히 차량이 많이 드나드는 곳은 어린이들의 갑작스런 행동으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와 어린이 모두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스쿨존 확대 등 어린이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다양한 정책이 실행되고 있다. 부산과 광주 시민들 역시 이 같은 고민을 함께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예방책 중 서울에서 이어졌던 옐로카펫의 노란 물결을 선택, 퍼트리고 있다.

 
▲ 부산 삼덕초등학교에 설치 된 옐로카펫 모습.                                      김영훈기자

◇안타까운 사고…옐로카펫 확산=2015년 10월 16일 부산 사상구 삼덕초등학교 인근에 옐로카펫이 들어섰다. 이는 부산의 첫 사례로 옐로카펫이 들어서는 데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지난 2015년 8월 31일 오후 1시께 문모(8)군이 삼덕초 인근 이면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15t 트럭에 치여 숨진 것이다. 이 사고로 문군은 현장에서 숨졌다.

사고가 난 이면도로는 학교 반경 300m 내인 스쿨존이다. 하지만 학교 앞을 지나는 일방통행로와 합류하는 도로로 양쪽에는 차량이 주차돼 있어 교행이 힘들 정도로 좁았다.

당시 운전자는 “트럭 아래로 지나가는 문군을 미처 보지 못하고 차를 출발시켰다”며 “주변에서 비명을 질러 사고가 났음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군의 안타까움 죽음이 알려지자 인근 주민, 학부모, 국회의원 등 누구라 할 거 없이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이후 사고 발생 현장 점검과 학부모 간담회 등을 통해 옐로카펫 설치가 결정됐다.

설치작업은 삼덕초 학생과 학부모 등 20여 명이 참가해 고무망치를 두드려가며 건널목 보도의 벽과 바닥에 노란색 알루미늄 박 판을 갈았다.

옐로카펫이 설치되자 학생들은 건널목을 건너기 전 자연스럽게 노란색 그림 위에 멈춰 섰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교통안전시설인 옐로카펫을 설치해 사고 예방은 물론 교육 효과도 높다고 평가했다.

지난 5일 취재진은 삼덕초 옐로카펫이 설치된 현장을 찾았다.

장마철 억수같은 비로 앞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옐로카펫이 설치된 곳은 멀리서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시간이 다소 지나 노란색 알루미늄 박 판이 조금 벗겨지긴 했지만 사람들이 지나갈 때는 사람 인식이 쉽게 이뤄졌다.

현장에서 교통봉사를 하고 있던 한 어르신은 “예전에는 아이들이 막 뛰어나가고 했는데 이거(옐로카펫) 설치 후에는 잘 서 있다”며 “확실히 효과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은 삼덕초 옐로카펫 이후 지속적으로 보급이 확산돼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모두 87개소에 옐로카펫의 노란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 부산 삼덕초등학교에 설치 된 옐로카펫 모습.                                        김영훈기자


◇“아이들 안전 위해 참여하게 됐어요”=지난 12일 광주 광산구 운남동 마지초등학교 인근 한 횡단보도. 이곳 주변에는 마지초 외에도 운남중학교와 성당, 아파트 단지, 상가 등이 들어서 있어 차량통행이 많았다.

차량이 쉴 새 없이 드나드는 이곳이지만 횡단보도 저 멀리서부터 차량들은 속도를 줄이며 서행 운전에 들어갔다.

특히 내리막과 오르막이 함께 있어 차량에 가속도가 붙지만 운전자들은 가속 페달보다는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먼저 가져다 놓았다.

이유는 이곳엔 옐로카펫이 설치 돼 있기 때문이다. 멀리서도 옐로카펫의 노란빛이 눈에 들어와 서행운전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인근 상가 주인은 “이곳 특성상 사람들과 차량이 많이 드나드는데 사고가 날까 늘 노심초사했다”며 “옐로카펫이 들어서고는 차량속도가 줄여든 것 같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30여 년간 택시기사를 하고 있다는 이모(62)씨도 “이곳을 자주 왔다 갔다 하는데 확실히 이전보다는 보행하거나 횡단보도에 서 있는 사람들이 더 잘 보인다”며 “특히 비가 오는 날이나 밤에 눈에 더 잘 띄어 운전자들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초 옐로카펫은 지난 2015년 9월 22일 광주에서는 처음으로 설치됐다.

운남동 옐로카펫추진위원회가 직접 사업에 참여해 주민들과 함께 마지초 통학로인 운남주공1·2단지 아파트 앞 횡단보도 인도에 만들었다.

추진위원회는 2015년 8월 13일 운남동주민자치회, 운남동자원봉사캠프, 마지초운영위원회·어머니회 등이 참여한 가운데 옐로카펫 설치를 위해 설립됐다.

추진위원회는 설립 이후 4차례 주민홍보·설명회를 거친 후 주민투료를 통해 마지초를 옐로카펫 대상지로 결정하고 주민들과 함께 설치에 들어갔다.

당시 설치에 참가한 한 학부모는 “아이들 사망률 1위가 교통사고라고 들었다”라며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여러 방법 가운데 공감이 가는 시도라고 생각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옐로카펫 설치를 계기로 아이들이 더 안전한 마을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초를 시작으로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모두 26개소의 옐로카펫이 광주를 노란 물결로 물들이고 있다.

김영훈기자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부산 삼덕초등학교에 설치 된 옐로카펫 모습.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부산 삼덕초등학교에 설치 된 옐로카펫 모습.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광주 마지초등학교에 설치 된 옐로카펫 모습.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광주 마지초등학교에 설치 된 옐로카펫 모습.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광주 마지초등학교에 설치 된 옐로카펫 모습.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광주 마지초등학교에 설치 된 옐로카펫 모습.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광주 광산구 운남동 지역주민들이 마지초등학교 인근 횡단보도에 옐로카펫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 광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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