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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단] 타월 속의 이야기들(이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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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22  21:5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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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월 속의 이야기들(이현경)

수건도 풍화되면 걸레가 된다

몸에 떨어지는 샤워소리를 엿듣던
타월걸이의 빈칸에 다시 새것이 채워진다

시간에 마모되어 걸레가 된 타월에
흐릿하게 남은 글자들
개업특별가로 머리를 손질한 먼 기억을 회상시킨다

 
미용실은 잘 되고 있을까
기념타월로 바닥을 닦을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다음에는 어느 수건으로 물에 젖은 시간을 닦을까

막내딸이 직장에서 가져온 기념타월을 보는 순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마음이 울컥하다

힘들 때마다 아픔을 닦을 수 있게
엄마 마음이 인쇄된 수건 하나를
위로처럼 딸의 가슴에 덮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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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들이 오래 쓰이고 닳아질 때쯤이면 용도가 달라진다. 제 몸에 걸치고 아끼던 것들이 차츰 퇴화되어 폐기될 때는 조금은 함부로 쓰여지는 역할로 퇴락한다. ‘걸레’ 그 얼마나 위대한 이름일까. 귀함에서 허드레 일들까지 마다않은 그 선택이 고결하다. 누구를 따뜻이 덮어주고 싶다. 시간이 인쇄된 은혜로움으로 (진주예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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