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도 에어컨 빵방…소음 진동 없어
한여름에도 에어컨 빵방…소음 진동 없어
  • 이은수
  • 승인 2018.07.2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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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창원지역 파란 전기버스 타봤더니…
▲ 변명효 마창여객 전기버스 기사.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20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전기버스를 탔다. 파란색 버스는 외관상 여느 버스와 특별히 달라 보이지 않았지만 버스 위에 ‘일렉시티’(ELEC CITY)라고 영어로 적혀 있어 최근 도입된 전기버스임을 알았다. 마산~창원 구간의 간선노선에 운행 중인 파란색의 전기버스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마창여객 전기버스는 일반버스와 함께 간선노선에 운행하고 있었다. 따라서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시내버스를 타게 된다. 창원시는 지난 1월 8일 경남 최초로 전기버스 운행을 개시한 이래 지난주 13일부터 국산 현대버스가 시내를 달리고 있다. 한 여름 도로의 열기로 생긴 아지랭이가 무더위의 위력을 말해주는 가운데 차에 오르니 깔끔한 복장의 버스기사분께서 “어서오세요∼”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넓은 내부에 몇몇 손님이 타고 있었다. 버스안은 시내버스와 좌석버스의 장점을 살린 의자 배치로 급정거 등 충격시 안정성이 있어 보였다.

버스를 타고 몇분 지나지 않아 오르막을 앞두고 걱정이 됐다. 수년전 서울 남산타워 순환용 전기버스를 타면서 배터리 절약차원에서 에어컨을 꺼둔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차안에 승객들은 부채를 들고 다녔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차는 에어컨을 가득 틀면서도 오르막을 쌩쌩 달렸다.

60대 초반의 이용객은 “마산~창원 구간의 간선노선에 운행 중인 파란색의 전기버스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며 “무심결에 버스에 승차한 후 기존 버스보다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는 쾌적한 버스의 정체가 궁금해서 운전기사에게 물어본 뒤, ‘이게 전기버스구나’라는 신기함과 만족감을 느끼는 승객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50대 주부는 “기사 아저씨가 친절하고, 일반버스에 비해 승차감이 좋을 뿐만 아니라 한여름에도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줘서 최고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변명효 마창여객 기사는 “피로를 덜 느끼는 등 일반버스에 비해 장점이 많아 기사들 사이에 전기버스 경쟁이 치열하다. 친환경버스를 운전하는 자부심을 느끼며, 최대한 친절하게 손님을 맞으려고 노력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기버스는 어느덧 창원시민의 일상속에 다가오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19일부터는 국산 전기버스 2대가 추가로 간선노선에서 운행을 개시해현재 4대의 전기버스가 마산~창원간 간선노선에서 순환 운행을 하고 있다.

전기버스는 CNG버스와 비교할 때 구입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지만, 공해, 소음, 진동이 없는 친환경 차량으로 승객 및 운전기사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전기버스 충전 전기요금은 CNG버스 연료비의 1/4 수준으로 경제성이 우수하고, 각종 부품 교체 및 오일 교환 등이 거의 발생되지 않아 경영 개선에 도움이 되므로 점진적으로 전기버스로 대체 보급하겠다는 전기버스 도입운행 운수업체들의 공통된 입장을 감안하면, 앞으로 전기버스의 도입은 전국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기차 선도도시인 창원시는 전기버스 운행 초기 나타난 각종 기술적, 행정적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하고 개선해 창원시의 여건에 적합한 최적의 전기버스 보급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전기버스 제조판매사간 경쟁을 유도하여 전기버스 핵심부품의 품질 및 A/S 보증을 강화하고, 전기버스 전용 충전시설 구축에 협조를 받아내는 등의 정책 노하우는 타 지자체에서 간과되었던 사항으로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타 지자체 공무원의 창원시 방문 및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민선7기 출범이후 창원시는 허성무 시장의 미세먼지 저감 관련 공약의 하나인 ‘노후 버스 전기수소버스 교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다양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정부 정책과 창원시 여건 등을 고려한 현실적인 전기수소버스 보급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하승우 창원시 교통물류과 팀장은 “전기버스 확대 보급을 위해 창원시가 부담하고 풀어야 문제가 만만치 않지만, 소음과 공해가 없고 쾌적한 전기버스의 확대 보급을 희망하는 창원시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과감한 친환경 버스 보급정책을 추진해 전기버스 뿐만 아니라 수소버스도 창원시 전역에서 확대 운행해 ‘친환경 전기버스 선도도시’로 창원시가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7월 기준 창원시에는 총 758대의 노선버스(CNG버스 652대, 경유버스 102대, 전기버스 4대)가 차량등록돼 있으며, 이중 민선7기 기간인 2018년에서 2022년까지 내구연한(9년)이 도래되어 교체해야 할 노후 버스는 전체 노선버스의 69%인 525대로 노선버스 10대중 7대 가량이 교체 대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노후 버스를 쾌적하고 친환경적인 전기버스로 전량 교체할 경우 현재 전기버스 보조금 2억원(국비 1억원, 지방비 1억원)을 적용시 총 105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며, 이중 창원시 부담 예산은 400억원으로 창원시가 민간7기 기간내 전기버스를 전환 보급하기 위해서는 연간 100억원 상당의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한 창원시는 성산구 성주동과 마산합포구 덕동동에 공영버스차고지를 운영하고 있어, 공영버스차고지내에 전기버스 전용 충전시설을 대규모로 구축·운영해야 하는데, 전기버스 전용 충전기 1대 설치비용이 1억원 상당임을 감안한다면 적잖은 예산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밖에 정전 발생시 전기버스 충전 불가에 따른 운행 애로 등에 대비한 방안 등이 요구되는 등 친환경 전기버스의 보급 확산에 현실적인 걸림돌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은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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