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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포럼] 정서조절도 배워야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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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24  18: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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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볼 때 분노조절 실패로 인한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다. 분노조절은 분노를 느낄 때 그 분노를 인식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하여 분노가 사라지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분노조절은 정서조절(또는 감정조절)의 한 가지 형태이며, 심각한 우울 때문에 자살을 하거나 특정한 사람에 대한 혐오 때문에 벌이는 다양한 형태의 범죄도 정서조절 실패와 관련 있다. 따라서 분노조절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인 정서조절에 대해 배우는 것이 낫다.

정서조절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어떠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그 감정의 원인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자기 자신이나 주변의 사람에게 감정을 폭발하는 경향을 보인다. 편견 때문에 특정한 사람에게 느끼는 혐오감을 통제하지 못하여 사이버 상에서 심한 욕설을 퍼붓고 위협을 가하는 것도 정서조절 실패로 인한 범죄에 해당한다.

정서조절의 중요성은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10대 역량에 감성지능을 포함시키고 있다는 데에서도 알 수 있다. 감성지능은 자신의 정서를 스스로 인식하고, 이해하고, 적절히 조절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감성지능이 높은 사람은 정서문제로 받는 고통이 적으며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여 행복하게 살아가는 힘이 많다.

정서조절의 중요성은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높은 정서조절 능력을 갖고 있다는 데서도 알 수 있다. 골프처럼 3일 또는 4일 동안 경쟁하면서 계속 잘 해야 하는 경기에서는 선수의 정서조절 능력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속칭 강심장을 가진 선수들이 큰 대회에서 우승하는 경향성이 높다. 자신이 실수를 하였을 때도 자신에게 화를 내지 않고 정서를 적절히 조절하는 선수를 우리는 강심장을 가진 선수라 부른다. 반대로 정서적으로 쉽게 동요하는 선수는 ‘욱’하는 성질 때문에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큰 대회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무너진 골프선수들도 많다. 골프뿐만 아니라 축구나 권투 경기 도중에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기이한 행동을 하여 비난을 받는 선수들도 많으며, 이들의 공통점은 정서조절에 약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교육은 오랫동안 국민들의 정서조절능력을 향상시키는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우리 교육은 학생들의 정서조절역량을 높이는데 관심이 부족하였고 오직 공부만 잘 하면 되는 분위기를 만들어 왔다. 오히려 ‘감정은 오직 억제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더 많았다. 예를 들어, 부모들은 남자아이에게 울면 안 된다고 가르치는 경향이 높았고,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감정표현 특히 부정적 감정 표현을 금지하는 경향이 높았다. 이것은 감정을 억누르면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며 금욕주의를 강조하던 중세시대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정서조절은 감정을 억누르는 것도 아니고 감정을 폭발시키는 것도 아니다.

올바른 정서조절은 자신과 타인의 감정이 어떠한 것이며, 왜 그러한 감정이 일어나며, 어떻게 해야 그 감정이 적절히 표현되는지 알고, 그 감정을 효과적으로 진정시키는 방법을 알고, 이후에 비슷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고,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정서조절은 분노나 슬픔 같은 감정을 자주 폭발시키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그러한 감정을 무조건 억누르는 것이 아니다. 감정을 적절히 다스리는 것이 정서조절이다.

감정이나 정서조절을 형식적 교육에 포함시키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형식적 교육은 동일한 맥락에서 동일한 감정을 느껴야 한다고 강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동일한 맥락 속에서도 서로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을 우리는 허용해야 한다. 따라서 정서조절에 대한 형식적 교육보다 학생들이 감정에 대한 이해와 정서조절 방법을 스스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편이 더 낫다.
 

김정섭 (부산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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