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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여기도 대한민국, 저기도 대한민국’이재현 (객원논설위원·진주교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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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26  04: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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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도자의 정치슬로건이 지니는 국가공동체 미래설계와의 부합성 여부는 그 정치스로건의 생명력과 직결된다. 그런 만큼 정치인들은 상황상황에 그 슬로건을 자기 정치적 입지 구축에 중요한 자산으로 활용하게 된다. 이른바 미완의 ‘노무현 정신’은 그 한 예가 될 수 있다. 최근 언론에 회자된 ‘노무현 정신’에 대한 일화가 세인의 관심을 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같은 노무현 정부에서 한 솥 밥을 먹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에게 ‘당신의 그 권력욕이 두렵다. 출세를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입에 올리지 말아 달라’며 노무현 대통령 때 함께 일했던 인과 관계를 들먹이지 말라는 비난 섞인 주문을 한 바 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김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무현 정신’의 왜곡이라고 반박하며 ‘노무현 정신’은 ‘여기도 대한민국, 저기도 대한민국’이라고 신의 한수로 대응한다. 김 위원장이 ‘노무현 정신’을 언급하며 전 의원의 비판에 이렇게 맞대응한 사실이 알려지자, 전 의원은 다시 페이스 북을 통해 ‘누가 누구더러 노무현 정신 왜곡이라 하나. 그냥 그쪽 일 잘 하셔서 건강한 야당 만들어주면 된다’며 ‘자유한국당 비대위를 통해 어떤 게 노무현 정신인지 잘 보여주기를 기대하겠다. 꼭 보여달라’고 한 발 물러선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사안 또 하나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자유한국당이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의결한 것 자체를 ‘한국당이 매우 늦었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점이다. 박영선 의원의 이러한 언급은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언급한 ‘노무현 정신은 여기도 대한민국, 저기도 대한민국’이라는 말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가정이 성립된다면 이러한 가정이 향후 잘못된 계파 논쟁과 편협한 진영논리를 넘어서야 하고, 현실에 대한 인식 오류와 낡은 이념에 왜곡된 시각을 교정해야 하는 자유한국당 정체성과 내부 시스템 뒷받침 확립 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할까, 다시 말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노무현 정신을 공유한 동전의 양면같은 정치적 입지의 개연성이 보수 가치 재정립, 인적 쇄신, 공천제도 개혁, 정책 혁신, 당 조직 개편을 해야 하는 자유한국당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날까 하는 문제는 궁금증을 가질 수 있는 사안이다. 우주(cosmos)의 사전적 정의에서 잘 나타나고 있듯이, 우주에 내재된 최고 상위의 원리는 조화와 질서다. 국가운영을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데에도 이러한 원리는 결코 가볍게 치부될 수 없다. 산업화 민주화라는 정치 척도가 이제는 보수 진보로 이행되어 우리 정치를 가늠하고 있다. 여기에도 조화의 원리는 그 생명력을 발하고 있다. 본래 진보는 현실 여건이 미흡하지만 제도나 실정법적 근거를 먼저 마련해 현실을 이끌어 올리는 것이고, 보수는 현실과 제도나 실정법적 근거의 현실 격차를 두고 속도론을 제기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어떤 사안의 현실 적합성에의 특정 모양새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보 논리의 독주나 보수논리의 일방적인 현실 긍정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 정부의 이념적 모태라고 할 수 있는 노무현 정신이 국가발전 공감성을 지닌 정치적 슬로건이 되고 있다면 지금과 같은 배타성은 자제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도 대한민국, 저기도 대한민국’이라는 인식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 김 비대위원장이 확정되자 마자 지난해 8월의 문제로 김 비대위원장의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내사관련 갑작스런 기사 보도는 큰 틀에서 정치 구태의 하나로 밖에 볼 수 없다. 노무현 정신의 공간적 확장, ‘여기도 대한민국, 저기도 대한민국’은 지금 이 시점 의미가 있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진주교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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