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 ‘한국차문화관’이 필요하다
진주에 ‘한국차문화관’이 필요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18.07.2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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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식(한국차문화역사관 백로원 원장)
정헌식

진주는 한국차문화운동의 발흥지로서, ‘한국차문화의 성지’ 혹은 ‘한국차문화의 수도’라고도 한다. 한국차문화에 대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필자는 이야기하기도 하고 쓰기도 했으며 행사로도 보여주었다. 그러나 실체는 미약하다. 차문화 전반을 알려줄 수 있는 공간이 아직 개인적인 마중물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제 공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1960년대 중반 진주에서 일어난 차문화운동은 체계를 갖추어 서울로 올라가 전국 운동으로 확산되었다. 그런데 이 운동은 발전하지 못하고 차의 행법을 위주로 시연해 보이는 과시적 모습으로만 머물고 있다. 차법의 갈래는 이루어졌으나 차문화가 가진 다양한 영역은 흡수하지 못했다. 오히려 대도시의 인적 물적 여유가 차문화운동의 방향을 어지럽히기도 했다.

진주 차문화운동은 특정 개인에 대한 숭배운동이 아니다. 진주 차인들은 함께 이 운동에 참여하여 ‘인간(차정신)-예술(차예술)-자연(차자연)’에 대한 연구와 실험을 거쳤다. 이 세 박자 속에서 길어 올린 인문학적 가치가 진주 차문화운동의 고갱이다.

이를 바탕으로 차인들은 학교학생들과 시민들에게 ‘차의 생활화’를 권하며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려는 시대의 사명을 실천했다. 이로 말미암아 다산-추사-초의에서 멈춰버린 우리 차의 역사에 고리를 걸어 비로소 ‘한국차문화사’를 이어갈 수 있었다.

값비싼 옷차림, 고비용의 차도구, 과도한 행위동작은 차운동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이제 차 한 잔의 즐거움을 본래 취지인 개인과 가족 그리고 시민사회 속으로 되돌려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과연 진주가 한국차문화의 수도로서 실체를 갖추고 있느냐를 자문해 보아야 한다. 문화도시, 교육도시, 산업도시라고 하지만 그에 맞는 실체는 드러나 있지 않다. 진주의 문화역량을 드러낼 ‘한국차문화관’은 그 실체를 드러내는 데 있어 중심이 된다.

이는 진주시와 LH가 협력하여 이뤄낼 도시재생사업과도 관련 있다. ‘진주’가 아니라 ‘한국’ 차문화관이라 한 것은 ‘진주의 한국 대표성을 살려, 세계와 호흡하는 열린 차문화공간’이라는 뜻이다.

차문화관 내 교육관, 체험관, 전시관 등을 상설 운영하여 시민들에게 생활의 활력을 제공하고, 차문화의 이해를 도우며, 나아가 문화거리와 연계하여 국내외 관광코스는 물론, 세계차인들의 필수방문지로 만들어 가야한다.


정헌식(한국차문화역사관 백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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