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품으로 가져갔다가 몽돌의 가치 듣고 돌려줘
“몽돌을 가져와서 죄송합니다.”
미국에 사는 10대 여자아이가 거제 학동흑진주몽돌해수욕장에서 기념품으로 가져갔던 몽돌을 손편지와 함께 되돌려보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29일 국립공원관리공단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몽돌 2개와 손편지가 담은 상자가 사무소로 도착했다.
손편지는 미국인 소녀 아이린(Irene·13)에게서 온 것이다.
아이린은 손편지에서 “가족이 학동몽돌해수욕장에 갔었다. 몽돌이 너무 예뻐 2개를 기념품으로 가져왔다”고 밝혔다. 이어 “어머니가 몽돌이 만들어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알려줬고 그래서 몽돌을 제자리로 돌려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몽돌을 가져와서 죄송합니다’라는 문구를 서툰 글씨지만 직접 한글로 적어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상자에는 아이린의 손편지 외에도 또 다른 편지가 한 통 더 있었다. 부산에 거주하는 아이린의 외할머니가 보낸 것이다. 아이린의 외할머니는 “아이린이 몽돌을 가져왔다가 설교를 듣고 울었다”며 “몽돌을 돌려주라며 편지와 함께 한국에 두고 가서 대신 보낸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한편 학동흑진주몽돌해수욕장은 몽돌로 형성된 이색 경관으로 매년 많은 방문객이 찾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기념품으로 가져가거나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 몽돌이 해마다 줄어들어 보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 관계자는 “아이린의 간절한 마음이 몽돌 자원의 소중함과 보호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했다”며 “앞으로 몽돌 돌려주기 캠페인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종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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