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지 속 함양·거창 열대야는 "남 이야기"
분지 속 함양·거창 열대야는 "남 이야기"
  • 안병명
  • 승인 2018.08.05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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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폭염으로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도민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지만 함양과 거창 군민들에겐 ‘딴 나라’ 이야기다.

산이 많은 지형적인 특성을 보이는 서북부 함양, 거창군은 새벽녘이면 이불을 덮어야 잠을 잘 수 있어 열대야하고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의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을 말한다.

대프리카, 서프리카라는 언론보도를 통해 새로운 신조어가 나오는 실정으로 올해 서울 등 일부 지역에 등장한 초열대야는 30도 이상인 날을 일컫는다.

하지만 창원기상대 등에 따르면 함양의 올해 열대야 일수는 단 하루 지난달 29일(25.4도)에 불과했다.

거창에서도 열대야 발생은 단 하루였다.

함양과 마찬가지로 지난달 29일 최저기온이 26.1도를 나타냈다.

함양군 거창 모두 연일 폭염특보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서부 경남권에 있는 지역이라 열대야 발생일이 단 하루뿐이라는 게 이채롭기만 하다.

함양읍에 거주하는 이모(55·남)씨는 “더위 때문에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켜고 잠이 들었는데 일주일 전부터 새벽녘에 추울 정으로 바람이 불어와 어른들은 물론 젊은 사람들도 이불을 덮는다”라며 “특히 숲과 가까운 마을 외곽, 서상·마천면 쪽은 더 그렇다”고 말했다.

박모(62·남·거창읍 상동)씨 역시 “초저녁까지 덥다가도 밤 11시경부터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 같은 거창이라도 특히 면 단위 지역은 주변에 산이 있어 밤에 비교적 시원한 편”이라며 “최근 들어 다소 덥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그렇게 심하진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열대야를 비켜간 지역은 산에 둘러싸인 분지 형태라는 공통점이 있다.

밤이 되면 주변 산에서 냉기류가 분지 안쪽으로 밀려들며 기온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고층 건물이 밀집해 있고 교통량이 많은 도심 지역과 달리 나무(숲)가 많은 비도시 지역이어서 열섬 효과가 없는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창원기상대 관계자는 “함양과 거창은 지리산을 비롯한 인근에 덕유산 등 1000m가 넘는 산이 즐비해 있는 데다 고지대에서 밤에는 기온이 쉽게 내려가는 특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낮 불볕더위가 밤에도 기세를 이어 곳곳에서 열대야, 초열대야로 이어지고 있지만 이처럼 함양 등 일부 지역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 한 달 전국 평균 열대야 발생 일수가 7.8일인 점에 비하면 눈에 띄게 적어 지역적인 특성을 보이고 있다.

안병명기자



 
함양거창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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