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반려동물 "사랑받거나 버려지거나"
폭염 속 반려동물 "사랑받거나 버려지거나"
  • 연합뉴스
  • 승인 2018.08.0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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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정모(31)씨는 2주 가까이 집에 에어컨을 틀어놓고 출근길에 오른다. 온종일 집에 있어야 할 강아지들을 위해서다.

어느 날인가 창문을 다 열고 선풍기를 켜놓은 채로 출근했는데 집에 돌아와 보니 강아지들이 거품을 토해놓았더라고요. 그날 바로 쿨매트를 샀고, 다음날부터 에어컨을 쾌면 모드로 틀어놓고 출근하게 됐어요. 저야 사무실에 시원하게 있지만, 얘들은 종일 집에 갇혀서 얼마나 덥겠어요.”

정씨는 7∼8월 전기요금이 얼마나 많이 나올지 두렵다. 하지만 발바닥에만 땀샘이 있어서 사람보다 더위를 더 많이 타는 강아지들을 생각해 눈물을 머금고 종일 에어컨을 틀어놓기로 했다.


장마가 끝나고 지난달 중순 시작된 폭염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요즘. 정씨와 같이 반려동물만 집에 두고 출근해야 하는 반려인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해 기록적인 폭염은 반려동물 사이에서도 양극화를 낳았다.

 
정씨나 오씨 같은 주인을 만나지 못해 올해 7∼8월 뜨겁디뜨거운 길바닥에 버려진 동물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유기동물 통계사이트 ‘포 인 핸드(Paw in Hand)’가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달 5일부터 이달 5일 사이 전국 각지 보호소에서 보호 중인 유기동물은 6133 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958마리)보다 6.4배로 증가했다.

반면, 올해 7∼8월 보호소에 있다가 원래 주인에게 돌아간 동물은 1238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1602마리)보다 감소했고, 입양된 동물은 1110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3000마리)과 비교했을 때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공공장소를 떠돌거나 버려진 동물을 발견했을 때 관할 시·군·구청과 해당 유기동물 보호시설에 신고하면 정부가 7일 이상 주인을 찾을 수 있도록 공고한다. 공고 후 열흘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타인에게 기증 또는 분양할 수 있다.

동물권단체 관계자는 “보호소에서 데리고 있는 유기동물 중에는 길을 잃어버린 동물도 있겠지만 버려진 동물들이 적지 않다”며 “정확한 인과관계는 알 수 없지만, 올해 유난히 무책임한 주인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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