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성공적인 귀농·귀촌을 위해
[농업이야기] 성공적인 귀농·귀촌을 위해
  • 경남일보
  • 승인 2018.08.0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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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환(경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농촌지도관)
손창환
요즈음 우리나라 농촌 어디를 가더라도 귀농을 하였거나 귀촌한 도시민, 아니면 퇴직한 직장인들이 없는 마을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귀농·귀촌이 붐을 이루고 있다.

과거에는 도시생활과 직장생활이 힘들 때 막연히 말로만 농촌으로 들어가 조용히 살고 싶다고들 했는데, 이제는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그만큼 산업사회 속에서 열심히 살아오면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생겨 자신을 새롭게 돌아보려는 사람들이 많아 졌다는 것 일 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직장생활에 지쳤거나, 실직이나 퇴직하여 농사를 지어면서 소득을 창출해 보기위해 농촌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귀농·귀촌을 결정하고 실천에 옮긴 사람들 모두가 바람대로 만족하면서 살고 있지 않다는데서 문제가 시작된다. 귀농이나 귀촌한 사람들 중에서 성공한 사람, 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여 주민들과 사이좋게 처음에 꿈꾸었던 데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필자의 직업이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는 농촌지도사업 업무 인지라 지금껏 보고 들은 정보들을 종합해보면, 이러한 사람들은 극소수에 그칠 뿐만 아니라, 고향 마을이 아닌 경우에는 수년간을 토착민들이나 이웃 사람들과 갈등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후회하면서도 참고 버텨내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농촌으로 들어가 살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귀농과 귀촌을 구별해서 생각해 봐야한다. 귀농은 농촌에 들어가 농산물을 생산해서 팔아서 돈을 벌어야하는 새로운 창업이다. 경영수익이 날 수 있는 농지나 시설을 설치할 수 있고, 농작물을 재배해서 생산하고 판매하여 수익을 낼 수 있을 때까지 견딜 수 있는 충분한 자금력이 있어야하고, 농업에 대한 전문지식과 기술, 정보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귀농은 창업이다. 우리나라 신규사업자의 75% 정도가 창업 3년차 이후 자금과 역량부족으로 인해 5년 미만에 폐업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공한 농업인들은 농촌에서도 몇 명 안 되는 특별한 사람들이고,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는 일반 농업인들이 하는 농사일도 생산해서 판매하는 과정까지 수십 년의 경험과 각자의 기술 노하우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반면 귀촌은 은퇴 후 생활 자금을 가지고 있거나 농업이 아닌 다른 생활 수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여유로운 맘으로 자연 속에서의 삶을 즐기기 위해 농촌으로 들어오는 경우이다. 귀농이나 귀촌하는 사람 공히 지역 토착민들과의 갈등을 겪는 일이 많지만 특히 귀촌인들의 경우가 갈등이 심하고 즐기러 왔다가 몇 년을 못 버티고 돌아가는 사례나, 수년 동안 고생하고 후회하는 경우를 허다히 볼 수 있다. 농사철에 토착 농업인들은 농사일에 바쁜데 귀촌한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을 좋게 봐주는 경우는 드물다. 고생하는 경우는 어정쩡한 규모의 농작업 일이다. 농기계를 활용하기는 부담스럽고, 가족이 먹기에는 너무 많고, 생산물을 팔자니 수익도 없는 농사 경영규모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귀촌은 본인의 활동역량을 충분히 감안한 텃밭 마련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노인 부부의 경우 자급용 텃밭이 50평 이상일 경우는 무리한 노동이 될 수 있다. 성공적인 귀농·귀촌을 위해서는 먼저 지역의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비롯한 전문기관을 방문하여 지역농업여건이나 마을현황에 대한 충분한 상담을 거친 후, 위기대응을 위한 전문교육과정을 이수하고, 단기 및 장기 영농정착계획을 수립하여 전문가 자문을 거치고 나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손창환(경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농촌지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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