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만 (부산대 명예교수·한-유럽연합포럼 자문위원)
한반도는 휴전 이래 65년 간 안정적 평화 환경을 수립하지 못했다. 적대적 환경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릭을 계기로 평화의 모멘텀을 잡았고, 이 기회를 이용해 대북, 대미 소프트파워 외교를 전개했다. 그 결과로서 판문점 선언 그리고 싱가포르 선언을 나오게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그의 평화 철학의 한 부분이다.
후속 고위실무급회담이 지연되면서 비핵화를 통한 적극적 평화 건설 과정에 약발이 다 하고 있다는 우려가 일어나기 시작 했을때 북한은 미군 유해를 수습, 송환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 엔진발사대를 제거하겠다고 하면서 적기에 평화 제스처를 보였다. 김정은이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제안들이다.
이 같은 평화 제스쳐는 결국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종전선언을 얻어 내겠다는 속셈이다. 이러한 속셈은 지난 폼페이오-김영철 고위급 협상에도 들어났다. 종전선언을 통해서 그의 정권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다. 비핵화가 먼저 실현되지 않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앞서 한다는 것은 마차를 말 앞에 세우고 달리려는 격이다. 종전선언은 궁극적으로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중간 다리이다. 그 중간 다리를 건고하게 건설해야 할 이유이다.
음악은 국경 없이 넘나들면서 지고의 음률을 만듦으로서 소프파워외교의 역할 한 부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소프트파워외교가 불안전한 평화를 적극적 평화로 바꾸어 줄 것이고, 신뢰를 가지고 대화한다면 비핵화를 달성하면서 종전선언도 만들어 내는 이중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독일은 국가 위기 시, 재건하려는 시기, 또는 팽창하려고 할 때 베토벤과 바그너를 통해 음악으로 호소했다. 상징성은 컸다. 음악은 승자와 패자가 없는 예술이다.
판문점 역내에 콘서트 홀을 건립하는 것은 민족의 영원한 번영과 단합을 위한 상징적 사업이다. 이와함께 비무장지대 주변의 국립공원화 해서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국민 대화의 장으로 이용한다면 그것이 큰 신뢰를 쌓는 하나의 튼튼한 길이 될 것이다. 국립공원 건설을 문재인-김정은 도보다리 회담을 중심으로 하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세계적 콘서트 홀을 만들어 남북한, 미국, 북한, 러시아, 중국, 일본 지도자 그리고 유엔사무총장을 초청한 가운데 ‘평화의 축제’ 심포니 곡을 연주하면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허만 (부산대 명예교수·한-유럽연합포럼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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