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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이와 깊이전찬열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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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9  17: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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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찬열
현대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서 디지털, 생물학, 물리학 등이 결합되는 기술 혁명을 의미한다. 과거 1차 산업혁명은 동력이, 2차는 자동차가, 3차는 디지털로 인해 시작됐다면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은 여러 분야 기술 간의 융합이다. 3D 프린팅과 유전공학이 결합해 생체 조직 프린팅으로 발전하는 것이 한 예이다. 이러한 결합과 융합은 각 분야의 전문성에다 다른 분야를 접목시킨 것이다. 이제는 ‘깊이’와 ‘넓이’를 다 요구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흔히 전문성은 넓이보다 깊이로 논의된다.

하지만 전문성을 한 분야만 깊이 파고들어 체득한 지식이나 기술로 이해할 경우 다른 분야와의 관계와 접목 가능성을 상실할 수 있다. 전문성의 뿌리는 아래로 뻗어나가지만 전문성의 줄기와 가지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채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 튼실한 뿌리에서 건강한 줄기와 가지가 나오듯이 깊이 있는 전문성의 뿌리에서 다양한 전문분야의 줄기와 가지가 자랄 수 있다

깊이와 넓이에 대한 언급은 논어와 중용 구절에 보인다. 논어에서 배우고 생각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고(學而不思則罔), 생각만 하면서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고 했다. 배움이라는 넓이와 생각이라는 깊이가 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중용에서도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묻고, 신중히 생각하되, 분명히 사리를 분별해 진실하게 행동하라고 했다. 학문이라는 넓이와 사변이라는 깊이가 더해져야 올바른 행동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무엇인가를 안다는 것은 다른 것과 어떠한 차별점이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한 가지를 알기 위해선 여러 것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어떠한 대상에 대해 한 가지만 아는 사람은 그 대상을 알 수 없다. 비교할 대상이 없으니 차이도 알지 못한다. 독일 철학자 막스 밀러는 “하나만 아는 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자이다”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네덜란드 철학자 스피노자도 “나는 깊게 파기 위해 넓게 파기 시작했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어떠한 분야에 깊어지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넓이를 가져야 한다. 1m깊이의 구덩이를 파기 위해서는 2m 이상의 넓이를 파서 내려가야 한다.

기본적인 넓이가 없으면 깊이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넓이만 강조하다보면 얕은 지식으로 전문성이 없게 된다. 달리는 말에서 산을 보게 되면 여러 산을 많이 보았지만 제대로 본 산이 없게 된다. 현대는 전문성과 더불어 범용성도 갖춘 팔방미인형 인간을 요구하고 있다.


전찬열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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