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단] 길. 1 (제민숙 시인)
[경일시단] 길. 1 (제민숙 시인)
  • 경남일보
  • 승인 2018.08.1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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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1 (제민숙 시인)


가다가 돌아보면 터널처럼 지나온 길
좋은 날 싫은 날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맨발로
줄지어 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물기 젖어 허물어진 생의 가장자리에
조심스레 풀어놓은 부르튼 시간 위로

하얗게
놓친 꿈들이
대기표를 쥐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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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선택 이었다. 허공의 새처럼 가는 곳이 길이 되기도 했고 산양처럼 벼랑 끝에서의 걸음도 스스로의 판단이었다. 매복한 허방에 신은 늘 은총을 망설였으며 우리의 사다리는 위태하였다. 경험은 지혜로 진화되었고 부피로 쌓은 생의 체적에 안도는 감사를 대신한 언어였다, 또 어떤 차례가 나의 발바닥을 기다릴 것인가. 바람보다 가벼운 지난 꿈들을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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