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 심각, 보 수문개방 진퇴양난
낙동강 녹조 심각, 보 수문개방 진퇴양난
  • 경남일보
  • 승인 2018.08.1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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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에 녹조 창궐로 식수오염 등을 우려, 보 개방 목소리가 높지만 키를 쥔 환경부가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보 개방에 대해 환경·시민단체는 적극 반겼지만 농민들이 반발하는 등 찬·반이 갈리고 있다. 4대강 사업을 놓고 지루하게 이어졌던 갈등이 보 개방을 놓고 또 다시 점화되고 있다. 펄펄 끓는 폭염에 녹색 알갱이가 피어오르는 등 낙동강이 녹조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도 보 수문을 열 경우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농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다. 반면 환경단체는 녹조 등 수질개선을 위해 하루빨리 낙동강 8개 보를 전면개방해 물을 흐르게 해야 한다 주장하고 있다.

농민들은 가뭄이 심하고 물을 많이 쓰는 벼농사 철에 굳이 지금 물을 빼야 하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일부 농민들은 물을 흘려보내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될 경우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올해 비가 오지 않아 농사를 짓기 힘든 상황에서 보 개방으로 농업용수가 부족해지면 피해가 불보듯 크다는 것이다. 장마가 일찍 끝나고 강수량도 예년의 13%에 불과한데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녹조가 예년보다 더 기승을 부리고 있는 현실에서 농민들은 보 개장을 반대하고 있다. 보를 열게 되면 수막 재배 비닐하우스가 다시 가뭄 걱정·홍수 걱정하던 이전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우려했다.

환경단체는 낙동강의 경우 보 설치가 홍수나 가뭄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녹조가 심해지는 등 오염이 가속화되고 생태계가 흐트러지는 등 부작용이 훨씬 크다는 입장이다. 창녕·함안보는 최근 해당 구간에 남조류 세포 수가 12만여 cells/㎖로 작년보다 3배나 높은 수치를 보였다. 낙동강네트워크는 강 수질 개선을 위한 보 수문 즉각 개방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환경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환경단체는 더 나아가 보의 완전 철거를 요구하고 있고, 농민들은 실정을 모르는 행위라며 맞서는 등 갈등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녹조가 심각한 낙동강 보 개방을 두고 ‘문 열면 농민이, 안 열면 강이 죽는다’는 찬·반 어느 쪽 얘기가 옳은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환경당국이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은 분명하다. 보 개방 시 정부가 농민 보상 마련 등을 한다지만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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