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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숨은 피서지] 산청 백운계곡
원경복  |  0118716272@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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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13  23: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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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일대의 수많은 계곡 가운데서도 산청군 단성면에 위치한 백운동계곡은 조선시대 대표 유학자이자 선비정신의 상징인 남명 조식 선생의 발자취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으로 손꼽힌다.

그래서 일까.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남명 선생이 남겼다는 백운동(白雲洞), 용문동천(龍門洞天), 영남제일천석(嶺南第一泉石) 등의 글씨가 새겨진 암석을 만날 수 있다.

백운동계곡은 단성면과 시천면을 구분 짓는 웅석봉 군립공원 자락 남쪽에 자리하고 있다. 들머리는 생비량면에서 단성면, 시천면 중산리로 이어지는 20번 국도를 따라가다 하동군 옥종면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나 1km쯤 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백운동계곡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 된다.

웅석봉에서 뻗어나온 산자락이 덕천강에 이르면서 백운동계곡이 되는데, 생전 덕천강을 사랑해 마지 않았던 남명 조식 선생이 강 줄기를 따라 걷다 백운동에 이르렀던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계곡을 따라 산청군 단성면 백운리 점촌마을로 발을 놀리면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백운동’을 새긴 기암절벽과 ‘용문동천’을 알리는 글자가 쓰인 큰 암석을 마주하게 된다.

‘백운’이라는 이름을 보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계곡을 따라 오르면 오를수록 하얀 구름 위로 마치 신선이 노닐 것 같은 풍광이 모습을 드러낸다.

조금 더 오르면 몸을 담그면 저절로 아는 것이 생긴다는 다지소(多智沼)가 반긴다. 폭 26m, 길이 30m로 꽤 넓어 백운동계곡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다지소 주변의 바위터에서 피서를 즐긴다.

다만 올해는 긴 폭염으로 수량이 적어 예년과 같은 청량한 맛이 조금 덜해 아쉬움을 보였다. 그러나 남명 선생께서 애정했던 그 웅장함이 어디가랴. ‘영남제일천석’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등천대(登天臺)는 용문동천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거센 물살에 절로 경외감이 든다.

백운계곡의 볼거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높이 4m에 이르는 백운폭포와 다섯 곳의 폭포와 담(潭)이 있다 해서 ‘오담폭포’라고 이름 붙은 장소와 옳은 소리만을 듣는다는 청의소(聽義沼), 아함소, 장군소 등의 소와 용문폭포, 십오담폭포, 칠성폭포, 수왕성폭포 등도 있다.

백운동계곡은 오를수록, 둘러볼수록 이곳을 사랑한 선비, 남명 조식 선생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선생은 이곳에서 “푸르른 산에 올라보니 온 세상이 쪽빛과 같은데 사람의 욕심은 그칠 줄을 몰라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도 세상사를 탐한다”라는 시를 읊었다고 전해지는데 과연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백운동계곡을 탐방하는 느낌은 평생을 벼슬길에 나서지 않고 지리산 자락 덕산에 은거하며 많은 의병장을 배출한 큰 스승인 선생의 발자취를 뒤따르는 듯 하다.

계곡 유람을 끝내고 지친 발을 다지소에 담궈보니 온 몸에 다시 활기가 돈다. 여름이 아닌 다른 계절은 어떤 모습일지 자못 궁금하다.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서는 길 하얀 구름이 머리 위를 지난다.

원경복기자

 

백운계곡
백운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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